파이널 라운드까지 더해도 남은 경기는 이제 8경기. 막바지로 치닫는 프로축구 K리그가 순위 경쟁은 물론, 개인상 타이틀을 둘러싼 경쟁도 본격적으로 더 치열해지는 시기에 접어들었다. 정량적인 수치로 가늠할 수 있는 각 리그 득점왕과 도움왕을 제외하면 가장 관심을 모으는 부문 중 하나를 꼽으라면 K리그 신인상 격인 '영플레이어상'이 아닐 수 없다.
현재까지 한 해 가장 뛰어난 활약을 펼친 신인에게 주어지는 '영플레이어상'은 2013년부터 K리그 데뷔 이후 3년이 지나지 않은 만 23세 이하 선수 중 해당 시즌 절반 이상을 소화한 선수를 대상으로 선정된다. 감독상, 최우수 선수상, 베스트 일레븐과 함께 각 구단들이 제출한 후보 명단을 바탕으로 각종 기록 지표 및 활약상을 고려해 후보를 선정하고, 해당 후보를 대상으로 각 구단 주장(30%), 감독(30%), 미디어(40%) 투표를 통해 수상자를 결정한다. 초대 수상자인 고무열(30·강원)을 시작으로 김승대(29·강원), 이재성(28·홀슈타인 킬), 안현범(26·제주), 김민재(24·베이징 궈안), 한승규(24·서울), 김지현(24·강원)으로 이어지는 수상자 명단만 봐도 '영플레이어상' 수상이 얼마나 값진 의미를 갖는지 알 수 있다.
현재까지 '영플레이어상' 경쟁에서 가장 앞서 있는 선수는 단연 송민규(21·포항)다. 19라운드까지 전 경기 출전해 7골 2도움을 기록 중인 송민규는 김기동(49) 감독의 전폭적인 신뢰 속에 외국인 공격수들과 함께 팀의 주축으로 맹활약 중이다. 최근 3경기에서 무득점으로 침묵하던 송민규는 지난 19라운드 대구 FC전에서 극적인 결승골을 터뜨리며 3-2 승리를 이끌었다. 스쿼드가 얇은 탓도 있지만, 개인 기량이 뛰어나고 득점 능력이 좋아 전체 득점 순위에서도 팀 선배인 강상우(27·포항·7골)에 이어 8위에 올라있다. 남은 8경기에서 공격 포인트를 2~3개 정도만 더 올려도 송민규의 수상은 거의 확실할 것이라는 평가다.
송민규도 '영플레이어상'에 대한 욕심을 조금씩 드러내고 있다. 송민규는 일간스포츠와 통화에서 "한 번도 '영플레이어상'을 타보고 싶다고 생각한 적은 없었다. 그런데 최근 들어 꼭 타보고 싶다는 생각이 든 적이 있다"며 "(김기동)감독님이 '이렇게 좋은 기회가 어디 있냐, 이런 기회는 다시 안 오니까 더 욕심내서 해라'라고 말씀해주셨다. 목표로 삼는 계기가 됐다. 여전히 우선 순위는 팀 성적이지만 '영플레이어상'에도 신경쓰면서 공격 포인트를 쌓고 싶다"고 각오를 전했다.
송민규가 독주 체제를 굳히고 있지만 순위 경쟁이 나날이 치열해지면서 '영플레이어상'의 또다른 후보들도 조용히 추격을 시작하고 있다. 최근 가장 돋보이는 추격자는 광주 FC의 '엄살라' 엄원상(21). 엄원상은 특유의 빠른 스피드에 결정력을 더하며 15경기 4골 2도움을 기록, 펠리페(28) 윌리안(26)과 함께 '삼각편대'로 팀의 상승세를 이끌고 있다. 초반 부상으로 경기에 나서지 못하다가 4라운드 울산 현대전부터 출전해 곧바로 골을 신고하는 등, 중요한 순간 결정적인 활약을 연달아 펼치며 강한 인상을 남기고 있다. 이대로 광주가 상위 스플릿인 파이널 A에 진출한다면 엄원상의 활약도 더 높이 평가될 것으로 보인다.
울산의 미드필더 원두재(23)도 조용히 주목 받는 선수다. 수비형 미드필더라는 포지션 특성상 공격 포인트로 활약을 평가할 수 없지만, 호화군단 울산에서 붙박이 주전으로 팀의 1위 질주를 뒷받침하고 있어 평가가 높다. 울산이 우승할 경우 '프리미엄'도 있다. 또 선임들의 전역으로 인해 더 많은 기회를 얻게 될 상주 상무의 공격수 오세훈(21)도 있다. 오세훈은 현재 11경기 출전 4골 2도움을 기록 중이다. 체력적 부담으로 인해 최근 휴식을 취한 경기가 많지만, 후반 들어 경기에 출전해 공격 포인트를 쌓는다면 막판 추격도 충분히 가능하다. 앞서 두 번이나 '영플레이어상' 수상을 놓친 전북 현대의 골키퍼 송범근(23)도 마지막 기회를 노리는 후보 중 한 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