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프로야구 정규시즌 중간에 들어온 외국인 타자는 네 명이다. 모두 '대박'은 아니었다. 가장 기대를 모았던 타자는 키움 히어로즈의 애디슨 러셀(26·미국)이었다. 러셀은 지난 2016년 시카고 컵스의 월드시리즈 우승 당시 주전 유격수다. 그해 올스타로도 뽑혔다. 지난해까지 빅리그에서 통산 609경기에 출전해 타율 0.242, 60홈런, 253타점을 올렸다.
키움은 대체 외인 선수를 잘 데려오는 팀이다. 지난 2018년 시즌 중간에 온 제리 샌즈(33·미국)는 25경기에서 타율 0.314, 12홈런, 37타점으로 활약했다. 그해 포스트시즌에는 돌풍을 일으켰다. KIA 타이거즈와 와일드카드 결정전에서 4타수 2안타(1홈런) 4타점 으로 시리즈 최우수선수(MVP)가 됐다. 준플레이오프, 플레이오프에서도 맹타를 휘둘러 재계약했다.
빅리그 출신인 러셀은 샌즈보다 더 기대를 모았다. 하지만 14일 현재 38경기에 나와 타율 0.291, 1홈런, 21타점을 기록하고 있다. 7, 8월에는 3할 타율을 치며 빅리거 출신다운 면모를 보여줬지만, 이달 들어 타율 0.234로 부진한 모습이다. 특히 수비 실책이 많다. 벌써 9개 실책을 기록했는데, 최근 5경기에서 4개 실책으로 집중력이 떨어진 모습이다.
이기면 NC 다이노스를 제치고 1위에 오를 수 있었던 지난 13일 두산 베어스와 홈 경기에서는 5회 초 송구 실책을 했고 실점으로 이어졌다. 손혁 키움 감독은 15일 "자기 플레이를 하려다가 나오는 거라 아쉬울 따름이다. 수비코치와 이야기해서 실책을 더 줄이도록 노력하겠다"고 했다.
5강 다툼에서 물러선 9위 SK 와이번스의 타일러 화이트(30·미국), 10위 한화 이글스의 브래든 반즈(34·미국) 성적은 더욱 좋지 않다. 화이트는 KBO리그 데뷔 2경기 만에 손가락을 다쳐 1군 엔트리에서 빠졌다. 지난 10일 콜업돼 이제 총 6경기를 소화했다. 타율은 0.111(18타수 2안타), 1타점이다.
반즈는 36경기에서 타율 0.215, 3홈런, 16타점을 기록하고 있다. 지난 2018년 한화의 가을야구를 이끌었던 제러드 호잉(31·미국)이 방출되기 전 기록과 크게 차이 나지 않는다. 호잉은 올해 34경기에서 타율 0.194, 4홈런, 14타점을 기록했다. 새 외인 타자가 돌파구를 찾아주지 못하면서 SK와 한화는 여전히 하위권을 맴돌고 있다.
삼성 라이온즈는 다니엘 팔카(29·미국)을 새로 데려왔다. 팔카는 KBO리그 데뷔 2경기째에 홈런을 터뜨리며 괴력을 과시했다. 그러나 큰 활약은 보여주지 못하고 있다. 17경기에서 타율 0.234, 4홈런, 9타점을 기록하고 있다. 허삼영 삼성 감독은 "팔카의 타구 질이 썩 마음에 들지 않는다. 훈련 때는 정타나 라인드라이브 타구가 많이 나오는데 경기에서는 공을 쫓아나가서 치는 경향이 있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