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기 게임 '던전앤파이터' 개발사인 네오플이 권한을 남용해 '부정 계정'을 운영한 직원을 해고하고 경찰에 수사 의뢰했다.
PC 온라인 게임 던전앤파이터(이하 던파)에서는 지난 9일 '캐릭터 생성 두 달 만에 최고 수준의 장비를 갖춘 슈퍼 계정이 있다'며 회사 관계자가 권한을 남용한 계정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됐다.
유저들의 추적으로 의혹이 더욱 커지자 이튿날 회사 측에서 조사에 착수했고, 해당 계정 유저가 실제로 네오플 직원이라는 사실이 확인됐다.
이 직원은 아이템 창고를 조작하는 등 게임 내에서 갖은 부정행위를 저지른 것으로 파악됐다. 던파 유저들은 해당 직원이 부당하게 얻은 아이템을 팔아 수천만원의 이익을 챙겼을 가능성이 있다고 지적하고 있다.
문제의 직원은 게임 이벤트 정보를 사전에 유출해 이익을 얻은 적도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네오플 측은 이 직원에 대해 해고하고, 업무방해·배임 등 혐의를 적용한 형사 고소뿐 아니라 손해 배상 등 민사 소송도 검토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노정환 네오플 대표이사는 "문제가 된 계정을 소유한 직원을 해고 조치했으며, 해당 직원의 팀장과 디렉터·본부장 등 지휘 계통은 해고 다음 가장 큰 징계인 정직 결정을 내렸다"고 17일 밝혔다.
노 대표는 "수사기관에 의한 투명하고 철저한 조사가 필요하다고 판단해 해당 직원을 경찰에 형사 고소했다"며 "다시는 부정행위가 발생하지 않도록 게임 서비스의 모든 업무 프로세스를 재정비하겠다"고 했다.
노 대표는 또 "부정행위가 불가능하도록 작업 프로세스상 취약점을 보완하고, 어뷰징 의심 신고 핫라인을 구축하고, 직원 모니터링을 강화하겠다"며 "게임을 아껴주신 모든 유저분께 진심으로 사죄드린다"고 고개를 숙였다.
네오플 모회사이자 던파 서비스사인 넥슨의 이정헌 대표도 이날 사내 게시판에 "구성원들의 명예를 실추시키는 일체의 행위에 대해서 지휘고하와 사안의 경중을 가리지 않고 최고 수위로 책임을 묻겠다"며 "어떠한 관용도 베풀지 않을 것이다"고 밝혔다.
이 대표는 "무관용 원칙이 넥슨의 DNA로 자리잡힐 때까지 직을 걸고 일해 나가겠다"고도 했다.
이 대표는 임직원들에게 해이해진 자세를 바로 잡으라고 당부했다. 그는 "한순간의 잘못된 판단으로 회사는 물론 개인의 삶에도 큰 피해를 입히는 실수를 하지 말아달라"며 "넘지 말아야 할 선을 넘는 사람들의 대부분이 피치 못한 사정이나 계기가 있는 것이 아니라, 해이해진 마음가짐 속에서 넘어버린다는 걸 유념해달라"고 말했다.
이 대표는 "게임을 즐기는 유저들에게 게임 속 환경은 또 하나의 삶이자 생태계이다"라며 "생태계를 감시해야 할 책임이 있는 우리가 스스로 훼손하는 행위는 단연코 이번이 마지막이 되어야 할 것이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