키움 베테랑 중심 타자 박병호(34)가 부상으로 정규시즌에 더 뛸 수 없게 됐다. 키움의 4번 타자 고민은 깊어진다.
손혁 키움 감독은 손등 골절로 이탈한 박병호의 복귀와 관련해 "최소 한 달 정도 더 소요될 전망"이라고 했다. 박병호는 지난달 19일 창원 NC전에서 상대 투수의 공에 손등을 맞고 교체됐다. 당시 '회복까지 3주 정도 필요하다'는 진단을 받았지만, 아직 뼈가 붙지 않아 예상보다 복귀 시점이 늦춰지고 있다.
잔여 정규시즌 출장은 거의 어렵다. 재활 훈련을 마치더라도 실전 감각을 찾는 데 시간이 필요하다. 손 감독은 "정규시즌 출장은 어려울 것으로 본다"고 안타까워했다. 컨디션을 회복하면 포스트시즌 무대 출전은 가능할 전망이다.
박병호는 히어로즈 유니폼으로 갈아입은 뒤 올 시즌에 가장 부진하다. 83경기에서 타율이 0.229에 그친다. 이런 부진 탓에 4번 타자를 내려놓고 5~6번까지 타순을 내려간 적도 있다. 또한 부상자 명단에만 세 차례 오르는 등 팀을 비운 기간도 꽤 된다.
하지만 박병호의 존재감은 무시할 수 없다. 7년 연속 20홈런(343타석) 고지를 밟았다. 3~4경기에 홈런 한 개씩 쏘아 올린 셈이다. 시즌 타점은 58개다.
박병호의 이탈은 타선의 무게감에 영향을 끼친다. 박병호가 부진하더라도 상대 투수에게 주는 위압감은 상당하기 때문이다. 개막 후 0.425였던 키움의 장타율은 박병호가 부상으로 빠진 최근 4주 기간 동안 0.393으로 낮아졌다.
박병호를 대체할 좋은 카드가 없어 고민이다. 러셀과 김하성, 박동원이 4번 타순에서 시즌 성적보다 훨씬 부진하기 때문이다. 기대를 모은 에디슨 러셀은 4번 타자로 79타석에 들어서 타율 0.261에 홈런은 0개, 6타점이 고작이다. 김하성은 부담감을 느낀 탓인지 4번(36타석)에서 타율 0.156, 1홈런, 3타점에 그쳤다. 박동원은 21번 들어선 4번에서 타율 0.053으로 부진했다.
이정후가 4번 타자로 가장 좋은 모습이다. 총 100타석에 들어서 타율 0.400을 기록했다. 시즌 전체 타율 0.336보다 훨씬 높다. 시즌 홈런 15개 가운데 전체 타석의 20%를 소화한 4번 타자로 홈런은 1개뿐이지만 장타율은 0.553으로 시즌 기록(0.551)보다 높다. 어느 타순에서든 제 몫을 해내는 셈이다.
다만 이정후가 4번 타자로 나서면 타선의 짜임새가 떨어질 수 있다. 손혁 감독의 고민도 마찬가지다. 손 감독은 "팀에서 가장 잘 치는 이정후가 한 번이라도 타석에 더 들어서는 게 가장 좋다"라고 했다. 이정후의 상위 타순 배치가 가장 이상적이라는 의미다.
결국 박병호의 정규시즌 아웃이 유력한 상황에선 새로운 4번타자가 나타나야 한다. 손 감독은 "러셀이나 김웅빈(타율 0.295, 7홈런, 26타점)이 4번 타자 역할을 잘해주면 좋은데"라고 바랐다. 우승에 도전하는 키움으로선 남은 정규시즌 시즌 박병호의 공백을 메울 4번 타자를 찾는 것이 중요한 과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