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입 당시 기대했던 모습이 나오지 않고 있다. 삼성 외국인 타자 다니엘 팔카(29)의 얘기다.
삼성은 7월 말 외국인 타자를 교체하는 결단을 내렸다. 허리 상태가 좋지 않은 타일러 살라디노를 퇴출하고 팔카를 새롭게 영입했다. 팔카는 2018년 미국 메이저리그(MLB)에서 27홈런을 때려낸 경력자. 마이너리그 통산(7년) 홈런도 136개로 적지 않았다. 삼성 구단 미국 현지 코디네이터 애런 타사노는 "장타력이 매우 인상적인 파워히터로서 배트스피드가 빠르기 때문에 KBO리그에서 홈런타자로 자리매김할 가능성이 크다"고 평가했다.
팔카는 22일 창원 NC전에 선발 출전해 KBO리그 100타석을 채웠다. 타격 성적은 기대 이하. 타율 0.216(88타수 19안타) 4홈런, 13타점을 기록했다. 장타율(0.386)과 출루율(0.290)을 합한 OPS도 0.676으로 낮다. 약점으로 지적받은 정확도에서 문제점을 드러냈고 장타도 시원하게 터지지 않는다. 무엇보다 삼진이 너무 많다. 23경기 중 8경기에서 멀티 삼진을 당했다.
허삼영 삼성 감독은 "몸 상태는 아주 좋다. 잘하고 싶은 마음도 충분하다. 그런데 본인도 답답하게 콘택트가 안 된다. 그러다 보니까 조급증이 생긴다"며 "계속 쫓아 나가다 보니 타격할 때 상체가 앞으로 쏠린다. 뜬공의 비거리가 많이 나오지 않는다. 깎여 맞거나 그게 아니면 땅볼이다"고 평가했다. 팔카는 올해 땅볼(24개)과 뜬공(23개) 비율이 1대1에 가깝다. 파워를 갖춘 홈런 타자라는 걸 고려하면 뜬공 비율을 높여야 장타가 나올 확률이 올라간다. 그러나 대부분 타구가 배트에 빗맞으면서 내야를 벗어나지 못한다.
떨어진 실전 감각의 영향이 크다. 올 시즌에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이하 코로나19) 확산 여파로 미국 마이너리그가 열리지 않았다. 팔카도 MLB는 물론이고 마이너리그를 뛰지 못한 상태에서 삼성행을 선택했다. 허 감독은 "3월부터 리그가 스톱됐고 8월 한국에 왔으니 5개월 정도 실전이 없었다"며 "(개막전부터 뛴) 상대 외국인 선수들이 훨훨 날아다니니까 거기에 대응하려고 더 급하고 강하게 치려는 게 있다. 스윙 궤도에서 엇박자가 나는 것 같다"고 했다. 대체 외국인 선수라 리그 적응에 시간이 필요할 수 있다.
삼성은 팔카가 타선의 중심을 잡아줘야 한다. 최근 페이스가 상승세인 오른손 타자 김동엽과 함께 좌우 거포 라인을 형성해야 타선의 무게감이 더해진다. 잔여 시즌 결과에 따라 재계약 여부도 판가름난다. 그만큼 중요한 시기인데 현재 성적이라면 장래가 밝지 않다. 타석에서 생산성을 끌어올려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