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역 후 '앨리스'로 시청률 고공행진 중인 주원(33·문준원)이 잠시 떠나온 뮤지컬 무대로 다시 올라간다.
2006년 뮤지컬 '알타보이즈'로 데뷔해 '스프링 어웨이크닝'로 뮤지컬 활동의 정점을 찍었다. 2013년 뮤지컬 '고스트' 한국 초연에 합류했고 7년이 지났다. 영화 '사랑과 영혼'을 원작으로 한 '고스트'가 7년 만에 재연, 주원은 샘 위트를 맡았다. 10월 6일부터 내년 3월 14일까지 디큐브아트센터에서 공연된다. 주원에게 다시 무대에 오른 소감과 왜 '고스트'를 택했는지 들어봤다. 코로나19 확산 및 방지를 위해 인터뷰는 비대면으로 진행됐다.
-다시 '고스트'를 선택했다. "7년 전 초연을 했을 때 우리가 행복하고 즐거운 추억들이 많아서 그때 우리들끼리 '전역하고 다시 하게 된다면 또 같이 하면 좋겠다'는 말을 진심으로 듣고 이날을 기다렸다. 꾸준히 생각하고 있던 작품이다. 다시 하게 돼 너무 좋고 행복한 연습을 하고 있다. "전역하고 뮤지컬 작품을 여러 개 받았는데 고사한 이유는 드라마·영화 선택도 있었지만 마음에 뭔가 있었다. 그런데 '고스트’는 고민할 필요가 없었다. 초연을 했고 지난해 '고스트’를 했는데 내년에 상황이 어떻든 맞춰서 한다고 생각했다. '고스트'였기 때문에 가능했다. '이건 내 작품이야’라는 애정이 크다. 초연을 해서일지도 모르겠다. 내가 정말 좋아했던 영화를 뮤지컬로 만들어서 많은 사랑을 받았고 우리 팬들도 많이 기다렸고 무대에서 배우가 됐다는 말도 많이 들었다. 오히려 과감하지 않게 푹 빠져서 좋아할 수 있을 것 같았다."
-애착이 큰가보다. "7년 전에는 '굿닥터’을 끝내고 바로 다음 날 '고스트’ 무대에 올랐다. '굿닥터' 캐릭터가 다 빠져나가기 전 연습에 들어가서 고민은 있었지만 굉장히 행복했다. 그 기억이 굉장히 강하게 자리잡고 있다. 무대를 하면서도 배우·스태프들과 관계가 엄청 크다. 이번 '고스트'도 대부분 다 똑같다. 이 사람들하고 같이 하면 더 잘할 수 있을 것 같더라. 너무 편하고 이 사람들은 나를 잘 아니까. 애초에 나를 아는 사람들과 한다면 더 편하고 마음 놓고 할 수 있다"
-반대로 부담도 클텐데. "부담이 안 된다고 할 순 없다. 하지만 부담보다 더 잘 놀고 싶고 즐기고 싶다는 마음이 크다. 오히려 부담은 크게 생각이 없다. 어떻게 하면 재밌게 할 수 있을지, 내가 즐거워야 관객도 즐거울 수 있다는 생각에 고민이 많다. 7년 전에도 고민을 많이 하고 표현했지만 확실히 시간이 지났을 때 고민하는 질이나 방향이 많이 달라졌다. 그때는 열심히 하고 잘한 거라 생각했는데 지금 생각하면 '그때 왜 그렇게 안 했을까'라는 부분이 있다. 단순히 대사나 노래일 수도 있는데 그런 걸 떠나 사람의 관계에서도 그렇고 아쉬운 부분들을 이번에 채우고 싶었고 그렇게 하면 조금 더 멋있는 공연을 할 수 있을다. 그래서 이번에는 관객 분들한테 더 좋은 모습을 보여드릴 수 있겠다는 마음으로 하게 됐다."
-오랜만에 무대에 서고 관객과 만난다. "공연 당일이면 긴장하겠지만 아직까지는 설렌다. 이 느낌을 다시 느낄 수 있다는 게 감사하다. 7년 만이니 만큼 조금 더 성장했고 조금 더 좋은 배우의 모습을 보여줄 수 있었으면 좋겠다. 그 모습을 관객 분들 또한 좋아해줬으면 좋겠다. 긴 여정을 하루하루 무대 에서 즐기고 싶다. 많은 실수도 있겠지만 즐겼으면 좋겠다. 요즘 들어 생각하는 게 하루하루 즐기지 않은면 나중에 어떤 일이 있을지 모른다. 관객 여러분들이 비싼 돈 내고 귀한 시간 내서 오셨는데 즐겼으면 좋겠다."
-무대와 캐릭터의 변화가 있나. "무대는 같다. 초연을 본 사람들은 무대를 굉장히 기대하고 있다. 못 본 사람들도 ''고스트' 무대가 멋있다던데'라는 말을 많이 한다. 역시나 멋진 무대가 기다리고 있다. 요즘 극장에서 연습을 하고 있는데 다시 봐도 화려하고 멋있는 무대다. 샘을 기존과 다르게 하기 보다 조금 더 다양하게 하려고 노력하고 있다. 이전에는 안 어울리 거란 생각에 눈치 보면서 했던 부분들을 지금은 여러가지 시도를 하고 다양한 모습의 샘을 보여주려 이것저것 시도하고 있다."
-7년 사이 스스로 많이 성장했나. "예전에는 말을 잘 안 했다. '이렇게 하면 누군가 싫어할 거야'라고 나 혼자 생각하고 혼자 답답해하는 게 있었다. 이제 표현하면서 서로 해소하고 그러면서 또 가까워지고 오해도 있었다면 풀렸다. 연기적으로 몰랐던 부분도 해결되고 그런 것만으로도 많은 게 해소됐다. 고민하지 말고 표현하고 말하자는게 생겨서 이번에 임할 때도 모르겠으면 도움도 요청하고 해답을 구하면서 성장한 것 같다. 내가 모르는 걸 감추고 있다면 그건 거기서 끝나는 건데 도움을 요청하고 받았다."
-듣고 싶은 평가가 있나.
"얻고 싶은 평가는 크지 않다. 7년 전 나와 현재의 내가 표현하는 샘이 조금은 성장했고 이 배우가 무대에서 조금 더 즐기고 놀 줄 아는 배우가 됐다는 평가면 좋겠다. 사실 요즘은 무대에서 연습할 때 '내가 이렇게 재미있었나'라고 느낀다. 예전에는 뭔지 모를 부담감과 잘해야한다는 생각 때문에 즐기지 못했던 것들을 요즘은 너무 재미있게 연습하고 있다. 배우가 무대에서 재미있고 즐겁다면 관객들도 분명 그렇게 느낄 거라는 생각이 든다. 어쨌든 개인적으로 '나는 무대에서 데뷔했고 영화와 드라마를 촬영하지만 무대에 설 수 있는 배우'라는 자부심이 크다."
-다른 배우들과 차별점이 무대를 오가는데 유연한 것이지 않나. "맞다. 선배님들도 그 칭찬을 많이 해준다. 평가나 얻고 싶은 것은 '무대에서도 잘 노는 배우'라는 말을 듣고 싶다."
-'고스트' 이후 무대 계획도 있나. "계속 볼 수 있을 것이다. 좋은 작품이 있다면 언제든지 무대는 돌아올 수 있다. 브라운관과 공연을 병행하는 사람들이 많아졌다. 특히 가수들이 무대에 많이 서는데 다들 잘하고 열심히 하고 티켓 파워도 있다. 뮤지컬 배우 자리를 뺏긴다는 생각이 들 수도 있지만 열심히 연습하고 너무 잘하고 끼도 많다. 그러면서 공연계가 활성화 됐고 대중화 되지 않았나 생각한다."
-모두가 코로나19로 좋지 않은 상황이지만 공연계가 유독 타격이 크다.
"사실 모두가 타격이 크다. 개인적으로 마음이 아프다. 화상 인터뷰 하는 것도 최첨단 시스템이라 좋아해야 할지 고민이 크다. 우리는 준비하면서 열 체크나 개인 소독도 하고 중간중간 방역도 한다. 식사를 할 때도 식당 가서 다같이 못하고 회식도 한번도 못하고 정말 공연 연습만을 위해 모이고 있다. 돌발상황이 있기 때문에 마음의 준비를 하면서 공연을 임한다는 게 쉽진 않다. 배우들과 제작사는 이 공연을 하고 싶은 마음이 큰데 공연으로 얻는 이익을 생각하면 안 하는 게 나을 수도 있다. 그렇지만 공연을 하고 싶고 누군가에게 힘이 되기 위해라는 그 마음 하나로 준비하고 있다. 그러한 상황이 있다면 금액으로서의 피해를 떠나서 우리가 이 날을 위해 준비했는데 못 하는 상황이 생길 수 있으니까 그걸 예상하고 준비해야 한다는 게 가장 어렵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