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IS] K팝과 K무비의 조합..FNC 신인 'P1Harmony' 세계관 담은 장편 영화 '피원에이치'
등록2020.09.25 08:01
K팝과 K무비가 만났다.
FNC엔터테인먼트가 신인 보이그룹 'P1Harmony(피원하모니)' 데뷔를 앞두고 이들의 세계관을 담은 영화를 먼저 선보인다. 아이돌에게 '어벤져스' 등 SF 영화처럼 세계관을 심어주고 음악으로 스토리텔링을 하는 게 최근 수 년째 이어지고 있는 가요계 트렌드. 아이돌에게 세계관이 없으면 팬덤을 확장하기 어렵다는 게 가요계 정설이 된 가운데 아예 아이돌 그룹의 멤버들이 전원 출연하는 장편 영화로 세계관을 보여주고 히어로 콘텐트를 실험하는 건 이번이 처음이다.
10월 개봉을 앞둔 영화 '피원에이치 : 새로운 세계의 시작'은 북두칠성을 이끄는 희망의 별 알카이드와 북두칠성의 옆에서 희미하게 빛나지만 이를 보게 된 자는 죽는다는 악마의 별 알코르(사조성)의 전설을 토대로 이야기를 이어간다. 알코르를 따르는 악의 집단은 오랜 시간 분노와 폭력성을 극대화하는 알코르 바이러스를 만들고 이를 지구에 퍼뜨린다. 바이러스의 공격과 감염된 지구에서 살아남은 특별한 소년들이 바로 그룹 P1Harmony의 여섯 멤버다. 테오는 탁월한 사냥 실력을 갖췄고, 종섭은 천재적인 엔지니어다. 인탁은 절대 죽지 않는 신체 재생 능력자다. 지웅은 반지만 끼면 접촉 없이도 사물을 움직이고 파괴할 수 있는 능력을 갖췄다. 소울은 태생적인 면역력으로 알코르 바이러스에 감염되지 않는 생존자다. 기호는 시계만 차면 시공간을 자유자재로 이동할 수 있는 능력을 갖췄다. 서로 전혀 알지 못 한 이들이 시공간을 초월해 한 곳으로 모이고, 바이러스와 악의 집단과 싸우는 과정을 그린 게 바로 '피원에이치'의 기둥 줄거리다.
설현과 정진영이 출연하고, 정용화, 조재윤, 유재석, 정해인 등이 특별 출연하며 영화에 힘을 보탰지만, 영화는 완성도 면에서 아쉽다. 연기가 처음인 신인 배우들이 서툰 연기로 극을 이끌고, 어색한 CG가 눈에 거슬린다. 기시감 드는 영웅 스토리도 한숨만 나온다. 하지만 신인 아이돌이 매달 데뷔하는 포화된 가요 시장에서 신인 아이돌을 홍보하는 플랫폼, 콘텐트로 따져 봤을 땐 참신하고 기획이 좋다. 영화가 끝난 뒤 멤버 한 명 한 명의 얼굴과 특징이 기억난다는 건 이 영화가 만들어낸 최대 성과 중 하나다. 러닝타임 99분 동안 P1Harmony의 음악 철학과 세계관도 꾹 눌러담았다. 희망을 찾기 위해 노래하는 소년들의 향후 음악 여정의 시작을 알리는 영화다. 이들이 추후 발표한 앨범의 주제 의식과 전반적인 비주얼, 디자인, 콘텐트에도 영화에 담은 세계관이 반영될 예정이다. 영화의 컨셉트와 방향성이 확실하고 신선한 시도인 건 분명하다. 이런 까닭에 OTT 플랫폼으로 공개될 콘텐트가 롯데엔터테인먼트의 투자 배급을 받고 장편 영화로 개봉하게 됐다.
영화 자체로 평가하기엔 무리가 있지만, 신인 아이돌의 론칭 프로젝트로 접근한다면 색다른 아이디어임엔 이견이 없을 듯 하다. 영화로 시작한 성장 서사와 세계관을 음악으로 어떻게 풀어낼지, 거창하게 펼쳐낸 세계관이 향후 활동하는데 어떤 영향을 미칠지 관심이 모아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