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학범 올림픽축구대표팀(23세 이하) 감독이 모처럼만에 미소를 되찾았다. A대표팀(감독 파울루 벤투)과 맞대결에서 박진감 넘치는 경기로 축구 팬들에게 즐거움을 선사한다는 각오를 밝혔다.
김 감독은 5일 경기도 파주 축구대표팀 트레이닝센터에서 열린 2020 하나은행컵 축구국가대표팀 vs 올림픽대표팀 소집 기자회견에서 “(올림픽팀이 소집하니) 이제야 활력을 되찾은 것 같다. 살아있는 기분이 든다”면서 “파주에 와서 생기가 돌고, 모든 사람들의 표정에서 사람 사는 모습을 볼 수 있다”며 활짝 웃었다.
김 감독이 이끄는 올림픽팀은 오는 9일과 12일 고양종합운동장에서 A대표팀과 두 차례 맞대결을 펼친다. 두 번의 경기 결과를 합산해 승리한 팀이 1억원의 코로나19 기부금을 전달할 수 있는 조건이어서 의미도 남다르다.
A대표팀과 맞대결에 대해 김 감독은 “오랜 만에 하는 평가전인 만큼 출전 선수들도 설레어 하는 것 같다”면서 “A매치에 목말라하는 축구 팬들에게 그간 제대로 된 즐거움을 선사하지 못한 게 사실이다. 팬들이 달콤한 생명수로 여길만한 경기를 선보이겠다”고 말했다.
23세 이하 선수들로 구성했지만, A대표팀 못지 않게 화려한 멤버를 갖췄다는 평가에 대해 김 감독은 고개를 가로저었다. 하지만 자신감은 여전했다. “우리 팀의 핵심 멤버들이 A대표팀에 넘어간 만큼, 형만한 아우라 부르긴 어렵다”면서도 “운동장에선 공이 어디로 튈지 모른다. 아우들이 제대로 한 번 보여주고 싶다. 승패 상관 없이 수준 높은 경기력을 선보이는 게 먼저”라고 했다.
올림픽팀은 1월 아시아축구연맹 U-23 챔피언십 이후 9개월만에 다시 모였다. 그간 K리그를 두루 돌며 주축 멤버들의 몸 상태를 두루 점검한 김 감독도 선수들과 함께 호흡하며 관찰할 기회를 가진 건 오랜만이다. 김 감독은 “(도쿄행 경쟁과 관련해) 선수들의 경각심을 일깨울 수 있는 기회다. 여러가지로 좋은 계기가 될 것으로 본다”고 기대감을 나타냈다.
선수들도 감독과 한 목소리를 냈다. 김학범호에 처음 승선한 공격수 김민규(포항)는 “올림픽은 누구나 가고 싶은, 기회가 몇 번 없는 무대”라면서 “올림픽에 당연히 나가고 싶다. 이번 소집에서 김학범 감독님께 내 장점을 제대로 보여드릴 각오가 돼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수비수 이상민(서울이랜드)은 “영광스럽기도 하고, 좋은 경험도 될 것 같아 기대하고 있다”면서 “(김학범) 감독님께서 말씀하셨듯 형만한 아우는 없더라도, 괜찮은 아우가 있다는 걸 보여드릴 수 있게 잘 준비하겠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