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야구 LG 트윈스가 6연승을 달리며 2위를 지켰다. 롯데 자이언츠는 또 역전패를 당하며 가을 야구에서 멀어졌다.
LG는 11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열린 경기에서 NC 다이노스에 7-3으로 역전승했다. LG는 1-3으로 뒤진 8회말, 대타 박용택의 안타를 시작으로 오지환의 2루타, 홍창기의 2타점 적시타 등을 모아 6점을 뽑았다. NC는 1사 만루에서 마무리 원종현이 투수 앞 땅볼을 잡은 뒤, 포수 머리 위로 던지는 실책을 저지른 게 뼈아팠다. LG는 NC와 주말 4연전에 모두 승리하는 등 6연승이다. 반면 NC는 5연패다. 1위 NC와 2위 LG의 승차는 5경기로 줄었다. NC의 정규시즌 우승 매직넘버는 ‘10’ 그대로다.
지난주 초까지도 LG는 위기였다. 선발투수 차우찬이 부상으로 거의 석 달째 등판하지 못하는 상태인데, 타일러 윌슨까지 전력에서 이탈했다. 윌슨은 4일 KT전 3회 팔꿈치 통증으로 스스로 마운드에서 내려갔다. 팔꿈치 염증으로 주사 치료를 받았다. 복귀까지 2주 이상 걸릴 전망이다. 이어 6일 잠실 삼성전에서는 연장 12회에 역전패했다. 5위까지 떨어진 LG는 6위 KIA 타이거즈와 7위 롯데의 추격을 걱정하는 처지였다. 류중일 LG 감독은 당시를 ‘고비’라고 지적했다.
거짓말처럼 반등에 성공했다. 정찬헌과 임찬규의 호투로 7, 8일 경기에서 이겼다. 9일 NC전에서는 케이시 켈리가 데뷔 첫 완봉승을 거뒀다. 올 시즌 한 경기도 무득점으로 끝내지 않았던 NC 강타선인데, 완벽하게 틀어막았다. 10일 더블헤더에서는 신인 이민호와 김윤식이 호투를 펼쳐 두 경기를 모두 따냈다. 그리고 11일 경기에서 타선이 폭발했다. 류중일 감독은 “끝까지 포기하지 않은 선수들에게 박수를 보낸다”고 말했다.
롯데는 이날 대구에서 삼성 라이온즈에 4-8로 졌다. 3-1로 앞서갔던 롯데는 3회 강민호에게 역전 스리런 홈런을 맞았다. 이어 4회에도 석 점을 내줬다. 이날 패배로 롯데는 포스트시즌 진출을 기대하기 어렵게 됐다. 롯데는 KIA와 함께 잔여 경기(16경기)가 가장 많다. 5위 두산 베어스와 게임 차는 5.5경기. 두산(70승4무57패)이 남은 13경기에서 5할 승부(7승6패)를 할 경우, 롯데는 14승2패를 해야 뒤집을 수 있다. 두산과 맞대결은 두 차례 남았다.
허문회 롯데 감독은 “선수들 체력을 관리했다. 30경기 남은 시점이 디데이(D-day)”라며 구체적인 반격 시점 등 계획을 언급했다. 하지만 ‘팔치올’(8월에 치고 올라간다는 뜻)에 이어 ‘음팔치올’(음력 8월에 치고 올라간다)까지 등장했지만 한계를 드러냈다.
롯데는 1일 LG전부터 6일 KT전까지 5연승을 달렸지만, 그 이후의 고비를 넘기지 못했다. 7일 KT전에서 6-2로 앞서다 역전패했다. 8일 경기에선 5-6으로 뒤진 상황에서 찾아온 1사 만루 찬스를 살리지 못했다. 이어진 삼성 3연전에서도 두 차례 역전패했다. 9월 이후 팀 OPS(장타율+출루율) 3위에 오르는 등 공격력은 나쁘지 않았는데, 투수력이 바닥났다. 시즌 초만 해도 든든했던 박진형-구승민-김원중 필승 조가 흔들렸다. 사이드암 서준원도 불펜에서는 큰 힘을 발휘하지 못했다.
새롭게 떠오른 신예급 선수도 많지 않다. 내야수 한동희와 투수 이승헌을 제외하면 1군에서 자리 잡은 새 얼굴이 거의 없다. 2군에서 선수를 거의 불러오지 않고, 1군으로만 싸운 결과다. 롯데는 올 시즌 리빌딩 대신 ‘윈 나우’(win now, 당장 성적을 기대하는 방침)를 외쳤다. 최하위였던 지난해보다는 성적이 좋아졌지만, 가을 야구를 하지 못한다면 지난해와 다를 바 없는 실패다.
올해 포스트시즌 경기는 수도권에서만 치러질 가능성이 크다. 한국야구위원회는 다음 달 15일 이후 열리는 포스트시즌 경기를 서울 고척돔에서 치르기로 했다. 이에 따라 한국시리즈는 고척돔 개최가 확정됐다. 정규시즌 1위가 유력한 NC 다이노스는 홈인 창원구장에서는 경기할 수 없다. 2~5위를 다투고 있는 LG, KT, 키움, 두산은 모두 수도권 팀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