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한국프로축구연맹 K리그 역사에 영원히 남을 불멸의 기록. '라이언킹' 이동국(41·전북 현대)이 사상 첫 K리그 4연패로 마지막 마침표를 찍었다.
전북은 1일 전주월드컵경기장에서 치러진 하나원큐 K리그1 2020 27라운드 최종전서 대구 FC를 2-0으로 꺾고 우승을 차지했다. 이로써 전북은 2017년부터 올해까지 4회 연속 K리그1 정상에 올라 사상 첫 대회 4연패 달성 기쁨을 안았다. 최종 성적은 19승3무5패(승점60). 2위 울산 현대(17승6무4패·승점57)에 승점 3 차로 앞선 전북은 리그 최다 우승(8회) 기록도 새로 썼다. 은퇴 경기였던 이날 대구전서 90분 풀타임을 소화한 이동국은 사상 첫 리그 4연패와 최다 우승 기록을 안고 23년 축구 인생을 해피엔딩으로 마무리했다.
'큰 형'에게 보내는 '후계자'의 작별 선물
최종전을 앞두고 우승 가능성은 이미 9할 정도 전북 쪽으로 기운 상황이었다. 그러나 전북은 방심하지 않았다. 1년 전 비슷한 상황에서 누구도 예상하지 못한 역전 우승을 이뤄낸 팀이 바로 전북이었기 때문이다. 같은 날 울산이 이기고 전북이 진다면 눈 앞에서 K리그 4연패 대기록을 놓칠 수도 있다는 비장함을 안고 선수들은 초반부터 대구 골문을 거세게 두들겼다.
프로축구 '하나원큐 K리그1 2020' 최종라운드 전북현대와 대구FC의 경기가 1일 오후 전주월드컵경기장에서 열렸다. 전반 조규성이 첫번째 골을 넣고 환호하고 있다. 전주=김민규 기자 0의 균형이 무너진 건 전반 26분. 대구의 골망을 시원하게 흔든 주인공은 조규성. 이동국이 데뷔한 1998년에 태어나, K리그2 FC안양에서 활약을 바탕으로 올 시즌 전북에 합류한 조규성은 '이동국 후계자'로 많은 기대를 받았던 선수다. 조규성 본인도 "동국이 형이 내 롤모델"이라며 존경심을 드러냈고, 이동국도 그의 가능성을 높이 평가해왔다. 그러나 기대가 컸던 것에 비해, 그동안 조규성의 성적은 그리 만족스럽지 못했다. 대구전 전까지 22경기 출전 2골 2도움에 그치며 아쉬움을 남겼다.
리그 최종전이자 이동국의 은퇴 경기였던 이날은 달랐다. 조규성은 이날 선제골에 이어 전반 39분 추가골까지 기록하며 펄펄 날았다. 떠나는 '큰 형'에게 보내는 최고의 작별 선물이자, 이동국이 없는 내년을 대비해야 하는 전북에도 반가운 활약이었다.
이동국과 함께 한 4연패, 그리고 8회 우승
프로축구 '하나원큐 K리그1 2020' 최종라운드 전북현대와 대구FC의 경기가 1일 오후 전주월드컵경기장에서 열렸다. 은퇴경기를 갖는 이동국을 위해 팬들이 그라운드에 플래카드를 걸어놓고 응원을 하고 있다. 전주=김민규 기자 최종전을 앞두고 현역 은퇴를 발표한 이동국은 자신의 K리그 마지막 경기에 선발로 출전해 그라운드를 밟았다. 이동국이 치르는 통산 548번째 K리그 경기이자 전북 소속으로 치르는 361번째 경기였다. 이동국은 전반 12분 날카로운 슈팅으로 대구 골문을 위협하는 등 마지막 골 사냥을 위해 최전방을 누볐다.
은퇴 경기에서 공격 포인트를 기록하진 못했으나, 우승의 마지막 단추를 채우는 과정에서 그라운드 위 이동국의 존재는 그 자체로 전북의 원동력이 됐다. 이동국의 이름을 빼놓고는 지금의 전북을 설명할 수 없다. 2009년 입단 이후 창단 첫 우승을 시작으로 K리그 8회 우승, 그리고 역사에 남을 첫 4연패까지 전북이 걸어온 모든 영광의 순간에 함께 했다.
1일 전주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프로축구 '하나원큐 K리그1 2020' 최종라운드 전북현대와 대구FC의 경기는 전북의 승리로 K리그 사상 최초 4연패와 최대 우승(8회)의 기록과 함께 끝이 났다. 이날 시즌으로 은퇴하는 이동국이 경기 후 진행된 은퇴식에서 우승트로피를 들고 포즈를 취하고 있다. 전주=김민규 기자 전설이 떠나는 마지막 경기는 그래서 특별했다. 경기장을 찾은 1만 251명의 전북 관중들도 경기장 곳곳에 등번호 20번, 이동국의 이름이 마킹된 유니폼을 내걸고 그를 응원했다. 전반 20분에는 관중들이 모두 일어나 2분 동안 기립 박수를 보냈다. 경기장을 찾은 정의선 현대차 회장도 자리에서 일어나 권오갑 한국프로축구연맹 총재, 송하진 전라북도지사와 함께 이동국을 위한 기립 박수에 동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