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재원은 4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열린 LG와의 2020 KBO리그 준플레이오프(준PO) 1차전에서 9번 타자·2루수로 선발 출장해 3타수 2안타 2타점을 기록하며 두산의 4-0 완승을 이끌었다. 대체 선발로 투입됐지만, 필요한 순간마다 '알토란' 타점을 올려줬다. 지난 2015년 프리미어12 대회를 떠올리게 하는 세레모니도 보여줬다.
오재원은 주전 2루수 최주환이 발바닥 부상으로 이탈한 공백을 메웠다. 올 시즌 85경기에 나서 타율 0.232를 기록했다. 개막 초반부터 최주환에게 자리를 내줬다. 대타로 나서 좋은 타격감을 보여주기도 했지만, 부상에 발목 잡히며 좋은 기운을 이어 가지 못했다. 그사이 팀을 위해 주장 완장을 후배 오재일에게 주기도 했다.
그러나 준PO 1차전에서 펄펄 날았다. 두산이 2-0으로 앞선 4회 말 1사 1·3루에서 LG 선발투수 이민호로부터 우중간 담장을 직격하는 적시 2루타를 쳤다. 추가 득점이 필요한 시점에 나온 안타였다.
3-0 스코어가 이어지던 6회도 1사 2루에서 LG 좌완 불펜투수 최성훈으로부터 좌중간 안타를 치며 주자 김재호를 홈으로 불러들였다. LG 마운드가 실점을 최소화하며 추격 사정거리를 유지하고 있던 상황. 찬물을 끼얹었다.
오재원은 4회 2루타를 친 뒤 2015 프리미어 대회 준결승 일본전에서 같은 위치로 때려낸 뒤 보여준 홈런 세레모니를 했다. 6회 적시타 뒤에도 더그아웃 동료들과 1루 쪽 홈팬을 열광시키는 제스추어를 보여줬다.
가을만 되면 뜨거워진다. 키움을 상대한 2019 한국시리즈에서도 타율 0.500을 기록했다. 우승을 결정짓는 4차전 데일리 MVP도 선정됐다. 다시 한번 특유의 강점을 드러냈다.
경기 뒤 만난 오재원은 "항상 포스트시즌이 되면 긴장이 된다. 그러나 막상 경기가 시작되면 그런 생각을 하지 않게 되더라"며 "어떡하든 추가 득점을 만들고 싶었다"고 적시타를 기록한 상황에 대해 설명했다.
두산은 2015년에도 정규시즌을 3위로 마쳤고, 준PO부터 한국시리즈까지 올라갔다. 올 시즌 다시 한번 두 차례 업셋 시리즈를 노린다. 오재원은 일단 현재에 집중한다. 그는 "가을 야구에서 만나는 팀은 항상 생소하다. 1위, 2위 팀의 기운이 어떤 수준일지 알 수 없다. 그저 당장 내일 경기에 집중하는 게 중요할 것 같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