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일 프로농구 오리온, 울산 현대모비스, 전주 KCC가 삼각 트레이드를 단행하면서다. 3팀이 낀 복잡한 딜인데, 현대모비스 센터 이종현과 오리온 포워드 최진수(31·2m3㎝)가 팀을 맞바꾸는게 골자다.
오리온은 현대모비스에 최진수와 가드 강병현, 2020년 신인 드래프트 우선 지명권을 주고, 현대모비스로부터 이종현과 가드 김세창을 받는다. 오리온은 KCC 포워드 최현민(1m95㎝)도 얻었다. 대신 KCC는 현대모비스에서 포워드 김상규(2m1㎝)과 임대했던 박지훈을 받고, 가드 권혁준을 내준다.
6위 오리온은 이승현을 받쳐줄 ‘국내 빅맨’이 필요했다. 줄부상에 제프 위디가 기대 이하다. 이번에 이종현과 최현민을 영입해 숨통이 트였다.
김국찬이 부상으로 시즌아웃된 5위 현대모비스는 득점력과 외곽수비를 겸비한 포워드가 필요했다. 2011년부터 오리온에서 뛴 최진수는 내외곽 플레이가 가능한 스트레치형 빅맨이다. 다만 최진수는 햄스트링을 다쳐 재활 중이다.
세 팀 모두 윈(win)-윈 가능한 트레이드다. KCC는 간판 포워드 송교창의 백업멤버로 김상규를 얻었다. 세 팀은 전날 트레이드에 합의했지만, 현대모비스가 샐러리캡(연봉총액상한제, 25억원) 계산을 착오해 내용이 조금 바뀌었다. 현대모비스는 지난해 11월 이대성과 라건아를 KCC에 보내는 2대4 트레이드를 했는데, 또 한 번 빅 딜로 농구판을 흔들었다.
가장 주목할 선수는 이종현이다. 그는 2014년 인천 아시안게임 금메달 멤버다. 2016년 신인 1순위로 현대모비스에 입단해 “KBL 두목호랑이을 잡으러 가겠다”고 말했다. ‘두목호랑이’는 이승현의 별명이다. 이종현과 이승현은 고려대 전성기를 함께한 2년 선후배다.
하지만 ‘동생 호랑이’ 이종현은 아킬레스건과 무릎십자인대 등 잦은 부상에 시달렸다. 올 시즌도 함지훈과 장재석에 밀려 5경기 출전(평균 0.4점, 1.2리바운드)에 그쳤다. 이종현은 형제처럼 친한 이승현과 한 팀에서 부활을 꾼꾼다. ‘호랑이 형제’는 팀이 다른 팀인데도 비시즌에 합동훈련을 하고 우정반지를 맞춰 낄 정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