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한준은 12일 서울 고척 스카이돔에서 열린 두산과의 2020 KBO리그 PO 3차전에서 4번·지명타자로 선발 출장했다. 0-0으로 맞선 8회 초 2사 1·3루에서 호투하던 상대 선발투수 라울 알칸타라로부터 중전 적시타를 치며 KT에 선취점을 안겼다. 앞선 세 타석 부진을 만회했다. 리더가 결정적인 타격을 해내자, KT 타선도 살아났다. 이후 득점이 터졌고 빅이닝을 만들었다. 불펜진이 리드를 지켜내며 5-1로 승리했다.
유한준은 PO 1차전에서도 베테랑 진가를 드러냈다. 0-2로 뒤진 8회 말 2사 만루 상황에서 두산 마무리투수 이영하로부터 중전 안타를 치며 주자 2명을 불러들였다. 2-2 동점을 만들었다.
이 승부에서는 웃지 못했다. KT는 이어진 9회 수비에서 좌완 불펜투수 조현우가 대타 김인태에게 적시타를 맞고 1점을 더 내줬고, 점수를 만회하지 못했다. 2차전은 완패. 스코어(1-4) 차는 크지 않았지만, 두산 기세에 압도된 KT 타선은 제대로된 공격을 하지 못했다. 유한준도 3타수 1안타·2출루로 간신히 체면치레만 했다.
3차전은 알칸타라에게 압도당했다. 1회 초는 주자를 3루에 두고 뜬공으로 물러났다. 4회는 삼진 아웃. 스플리터를 공략하지 못했다. 만루에서 나선 6회도 3루 땅볼로 아웃됐다.
그러나 결국 주장의 손에서 결승타가 나왔다. KT는 8회 초도 허무하게 아웃 카운트 2개를 내줬다. 그러나 이 상황에서 나선 황재균이 볼넷을 얻어냈고, 멜 로하스 주니어는 중전 안타를 치며 1·3루를 만들었다.
두산 벤치는 알칸타라를 믿었다. 앞선 세 차례 유한준과의 승부가 이 선택 배경을 말해준다. 그러나 이 승부는 주저하지 않았다. 0볼-1스트라이크에서 들어온 2구를 바로 공략했고 유격수 옆을 스치는 안타로 연결시켰다. KT가 시리즈 처음으로 선취 득점을 했다.
유한준이 혈을 뚫자, KT 타선은 빅이닝을 만들었다. 후속 타자 강백호의 타석에서 상대 포수 포일이 나왔고, 박경수가 볼넷으로 출루하며 만든 기회에서는 배정대가 적시타를 쳤다. 앞선 타석에서 두 차례나 타점 기회를 놓친 타자였다. 만회했다. 이어 나선 장성우도 마찬가지. 득점권에서 두 번 침묵했지만, 이 상황에서는 팀의 이닝 다섯 번째 득점을 이끌었다.
대들보가 살아나자, 타선 전체가 끓어올랐다. 리더의 힘이었다. KT의 반격도 시작됐다.
경기 뒤 유한준은 "알칸타라 투수의 직구와 스플리터가 너무 좋았지만, 8회 타석에서는 선수들끼리 '직구만 노리자'는 얘기를 하고 나섰다. 사실 앞선 세 타석에서 부진해서 큰 중압감 속에 네 번째 타석에 나섰다. 그러나 더그아웃 동료들과 팬들의 응원에 힘을 얻었다"며 결승타를 친 상황을 전했다.
유한준은 1·2차전을 모두 진 뒤에도 최선을 다해 경기에 임하던 선수들을 향해 감사 인사를 전했다. KT 창단 첫 승을 이끈 뒤에도 동료들을 향해 감사 인사를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