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가 올해 내내 지속되면서 프로야구 스토브리그에 찬바람이 분다. 프로야구 10개 팀은 코로나19로 관중 수가 크게 떨어지면서 올해 경영난에 시달렸다. 100억~200억원 정도의 손해가 발생하면서 내년에는 더욱 허리띠를 졸라 매야하는 상황이다.
지난 9월 17일 오후 서울 송파구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프로야구 롯데와 LG의 경기. LG 마스코트들이 무관중 속 응원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이에 따라 올 시즌을 마무리 한 구단들은 대거 선수단 정리부터 시작했다. 박용택, 김태균, 정근우 등 30대 후반 이상의 베테랑 선수들은 은퇴를 선택했다. 한 구단에서만 뛰었던 프랜차이즈 선수들도 대거 내보냈다. 100여 명이 넘는 선수들이 나갔고, 앞으로도 더 정리할 것으로 보인다.
올 시즌이 끝나고 LG 트윈스, 키움 히어로즈, SK 와이번스, 한화 이글스 등 4개 팀에서 새로운 감독을 구했다. 명망있는 감독들이 이 자리를 채울 것으로 예상됐다. 그러나 감독 경험이 전무한 류지현 LG 수석코치가 LG 감독으로, 김원형 두산 투수코치가 SK 감독에 선임됐다. 키움과 한화도 내부 인사가 감독 후보로 떠오르고 있다.
이들은 감독 경험이 없다 보니 연봉은 2~3억원대다. 경력이 화려한 감독 연봉의 절반 이하다. 수도권 구단의 관계자는 "연봉에서 예산을 절약하기 위해서 신예 감독을 뽑은 것은 아니다. 그래도 코로나19로 인해 구단 예산 책정이 줄어들 수 있다"고 했다.
이에 따라 자유계약(FA) 시장에도 한파가 불 것으로 보인다. 관심을 받고 있는 몇 명의 선수를 제외하고는 나머지는 제대로 평가받지 못할 가능성이 높다. 칼바람에 살아남은 선수들도 연봉 협상에서 만족스러운 결과를 얻지 못할 수 있다. 올해 뛰어난 성적을 거뒀어도 예전같이 연봉을 대폭 인상이 어려워 보인다.
내년 2월에 시작하는 스프링캠프도 전부 국내에서 이뤄질 예정이다. 올해 2월에는 미국 플로리다주와 애리조나주, 대만, 일본, 호주 등에서 스프링캠프를 차렸다. 그러나 스프링캠프 막판에 코로나19가 전 세계로 확산되면서 급하게 한국에 돌아왔다. 코로나19 여파가 끝나지 않았기 때문에 이번에는 아예 국내에 스프링캠프를 차리기로 했다. 이후 각 구단은 제주도와 남해, 통영, 여수 등 상대적으로 기온이 높은 남쪽 지역을 고려했다.
그러나 전문 훈련 시설이 부족하고 숙식에 대한 지출이 만만치 않아서 2군 훈련 시설을 활용하기로 했다. KIA 타이거즈는 함평, 롯데 자이언츠는 상동, NC 다이노스는 창원, 삼성 라이온즈는 경산, 한화는 서산 등에 마련된 실내연습장을 활용할 예정이다. 두산과 LG는 이천 2군 시설을 쓸 계획이다. 키움은 지난 5월에 고척스카이돔을 내년 2월에도 사용하겠다고 서울시에 전했다.
유망주 육성에도 차질이 빚어졌다. 지난 시즌까지는 10개 팀의 백업 선수와 유망주들을 해외 교육리그에 보내 경험을 쌓게 했다. 호주리그, 일본 교육리그 등이 대표적이었는데 올해는 모두 국내에 머물고 있다. 호주 일간지 헤럴드선은 지난 13일 "호주리그에 참가했던 질롱코리아가 올해는 불참하게 됐다. 리그 사무국과 구단 측의 노력에도 불구하고 코로나19로 인한 이동, 비용적인 문제를 극복하지 못했다"고 전했다. NC, 삼성, 롯데 등 경상권 연고 팀들은 낙동강 교육리그를 진행해 실전 경기력을 키우고 있고, 다른 구단은 2군 시설에서 훈련만 시키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