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농구 인천 전자랜드는 올 시즌 샐러리캡(연봉총액상한제, 25억원)의 60%(15억원)만 썼다. 선수층이 얇지만 공동 2위(9승5패)로 선전하고 있다.
김낙현(25)과 이대헌(28) 등 젊은피의 성장이 돋보이지만, ‘숨은 공신’이 있다. 프로 10년차 베테랑 가드 박찬희(33)다.
국가대표 출신 박찬희는 올 시즌 평균 16분38초를 뛰며 4.5점, 3.3어시스트를 기록 중이다. 유도훈 전자랜드 감독은 “선수라면 누구나 공격적이고 화려한 플레이를 하고 싶을거다. 찬희가 출전시간이 줄었는데도 후배들을 도와줘서 고맙다”고 말했다. 포워드 이대헌은 “비시즌 동안 찬희 형이 농구의 길을 하나하나 알려줬다”고 했다. 김승환 코치는 “찬희가 비디오미팅 때 의견을 적극적으로 낸다”고 했다.
17일 인천삼산체육관에서 만난 박찬희는 “대헌이 등 후배들에게 노하우, 움직임 등을 꾸준히 알려주려 한다. 잘 맞다보니 서로 신뢰가 쌓이고 받아들이더라. 잘 성장하도록 도와주고 싶다. 좋은 베테랑이 되려고 노력하고 있다”고 했다.
박찬희와 함께 뛴 김낙현은 리그 정상급 가드로 성장했다. 박찬희는 “올 시즌 전자랜드는 낙현이를 중심으로 운영되는 팀이다. 지금 낙현이를 막을 수 있는 선수는 별로 없다고 생각한다. 패스타이밍과 운영능력만 좀 더 늘면 완전체가 될 것”이라고 했다. ‘회춘’한 정영삼(36)에 대해 “전자랜드라는 이름으로 뛰는 마지막 시즌인데, 프랜차이즈 선수로서 팀을 지켜주고 싶은 마음인 큰 것 같다. 그동안 후배들에게 기회를 주느라 그랬던거지 원래 잘하는 선수였다”고 했다.
모기업 사정으로 전자랜드는 올 시즌을 끝으로 구단 운영을 접는다. 박찬희는 “우선 구단이 어려운 상황에서 농구단을 운영해줘 고맙게 생각한다. 선수들이 연봉을 삭감했고 팀 샐러리캡이 가장 낮은걸로 알고 있다. 선수들도 마지막인 팀 사정을 인지하고 있고, 본연의 임무에 충실하자고 이야기 하고 있다”고 했다. 이어 박찬희는 “유도훈 감독님이 비시즌 때 인수문제 등으로 바쁘셨고 고생을 많이 하셨다. 힘들다고 말씀하신걸 처음 들어봤다”며 “우리팀 비전을 보여준다면 인수기업이 나타날거라 생각한다. 선수들은 경기력에 집중하려한다”고 말했다.
전자랜드는 1라운드에 7승2패를 기록했지만, 2라운드에 2승3패로 주춤하다. 박찬희는 “후배들이 잘해주고 있고, 결과적으로 생각 이상으로 유지되고 있다. 이제 시즌 3분의1 정도 지났고, 약팀 없이 물리고 물리는 추세다. 앞으로 2주 휴식기에 기본, 조직력, 부상관리, 경기운영을 보완하면 더 나아질거다. (정)효근이가 (내년 1월) 제대하면 높이가 보강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대헌은 웨이트 트레이닝 중독 수준인데, 박찬희도 웨이트 트레이닝을 열심히한다. ‘노장’이라는 말을 꺼내자 박찬희는 “벌써 그렇게 됐나. 몸은 작년보다 더 좋다”며 “몸이 되는한 더 해야죠”라며 웃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