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칠맛 나는 배우들의 열연이 JTBC 수목극 '사생활'의 보는 맛을 높이고 있다. 코로나19라는 비상사태 속에서도 탄탄한 팀워크를 자랑했던 팀인 만큼 그 에너지가 고스란히 뿜어져 나온다.
지난달 7일 첫 방송을 시작한 '사생활'. 의도치 않게 국가의 사생활에 개입하게 된 사기꾼들이 모든 기술을 총동원해 치열한 수싸움을 벌이는 과정이 촘촘하게 그려지고 있다. 초반엔 돈벌이 수단으로 사기를 치는 모습이 그려졌다면, 후반부로 넘어서면서부터 '킹메이커(대통령)'를 만들기 위한 신경전으로 한층 쫄깃한 대결이 펼쳐지고 있다.
배우 고경표는 전역 후 복귀작으로 일찌감치 '사생활'을 택했다. 극 중 이정환의 본 캐릭터는 대기업 직원이고 부캐릭터는 흥신소 직원이다. 진짜 정체는 '스파이'. 드러나지 않는 곳에서 일을 수행하는데, 각 인물들과 얽히고설킨 과정이 흥미롭다. 무엇보다 남성미를 장착한 고경표의 액션 연기는 시선을 압도하기에 충분하다. 장르물도 거뜬하게 소화할 수 있는 주연 배우로 성장했음을 증명했다.
'바른생활 소녀'란 수식어를 가지고 있을 정도로 연예계 대표 바른 이미지를 상징했던 서현이 사기꾼으로 변신했다. 사람을 매료시키는 비주얼과 능숙한 변장술, 화려한 언변까지 자랑하는 생활형 사기꾼 차주은으로 분했다. 얼마나 다른 이미지일까, 서현이 과연 이 캐릭터를 잘 소화할 수 있을까 걱정스러웠던 것도 잠시, 타고난 사기꾼의 피를 자랑하는 차주은답게 뻔뻔하고 대범한 모습으로 수놓았다. 틀 안에 갇힌 이미지에서 벗어나 연기 스펙트럼을 넓히는 계기를 마련했다.
드라마 '매리는 외박중'(2010) 이후 안방극장에 10년 만에 복귀한 김효진은 공백이 무색할 만큼 정복기 캐릭터와 '착붙' 연기를 보여주고 있다. 매혹적인 매력을 갖춘 만능 사기꾼 캐릭터로 존재감을 드러내고 있다. 서사가 재밌고 인물 자체가 극에 활력을 불어넣어줘 이 작품에 끌렸다는 김효진. 매력 발산의 장으로 만들고 있다. 화려한 패션, 능수능란한 표정 및 심리 변화가 시너지를 발휘 중이다.
이제 '사생활'은 종영까지 3회가 남았다. 최 회장의 비밀장부와 관련된 진실을 밝히고 장의돈(권혁장) 의원을 킹으로 만들어야 하는 미션이 남은 상황. 고경표와 서현에겐 폭풍우가 휘몰아치고 있고, 김효진과 김영민(김재욱)의 갈등도 한층 더 격해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