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신사 SK텔레콤이 국내에서 처음으로 자체 개발한 AI(인공지능) 반도체를 출시한다. SKT는 4년 후 50조원 규모로 성장이 예상되는 글로벌 AI 반도체 시장 선점에도 나선다는 계획이다.
SKT는 25일 경기도 일산 킨텍스에서 열린 ‘한국판 뉴딜, 대한민국 인공지능을 만나다’에서 자체 개발한 데이터센터용 AI 반도체 ‘SAPEON(사피온) X220’을 공개했다. 또 AI 반도체 브랜드 ‘사피온’을 론칭했다. 사피온은 인류를 뜻하는 'SAPiens(사피엔스)'와 영겁의 시간을 뜻하는 'aEON(이온)'의 합성어다.
AI 반도체란 인공지능 서비스의 구현에 필요한 대규모 연산을 초고속, 저전력으로 실행하는 효율성 측면에서 특화된 비메모리 반도체로, 인공지능의 핵심 두뇌에 해당한다.
엔비디아·인텔·구글 등 글로벌 빅테크 기업들이 AI 반도체 개발에 나서고 있다. 최근 인공지능 서비스가 생활과 산업 전반에 빠르게 확대되면서 처리해야 하는 데이터량이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나 AI 데이터센터의 성능 향상이 시급하기 때문이다.
현재 대다수 기업들은 GPU(그래픽처리장치)를 활용해 AI 데이터센터를 운영하고 있지만, 비싼 GPU 가격과 큰 전력 사용량으로 인해 발생하는 높은 운영 비용에 부담을 느끼고 있다.
SKT가 반도체 기업 SK하이닉스와 협업해 개발한 사피온 X220은 기존 GPU 대비 딥러닝 연산 속도가 1.5배 빨라 데이터센터에 적용 시 데이터 처리 용량이 1.5배 증가한다. 동시에 가격은 GPU의 절반 수준이고 전력 사용량도 80%에 불과하다.
SKT는 올해 연말부터 미디어·보안·인공지능 비서 등 다양한 분야에 '사피온 X220'을 적용해 AI 서비스 고도화를 시작한다.
내년에는 자사의 AI 서비스 '누구' ‘슈퍼노바’ ‘티뷰’ 그리고 ADT캡스 등 SK ICT 패밀리를 중심으로 본격적인 AI 반도체 적용 확대에 나설 예정이다.
SKT는 국내외 다양한 사업자를 대상으로 AI 반도체 사업을 본격 추진할 계획이다.
SKT는 AI 반도체 칩 기반 하드웨어부터 AI 알고리즘, API 등 소프트웨어까지 AI 서비스 제공에 필요한 통합 솔루션을 제공하는 'AIaaS(AI as a Service)' 전략으로 글로벌 시장을 공략한다는 방침이다.
시장조사기관 가트너에 따르면 AI 반도체 시장은 2018년 약 7조8000억원에서 2024년 약 50조원으로 연평균 36%의 가파른 성장이 예상된다.
SK텔레콤 김윤 CTO는 “국내 최초 데이터센터용 AI 반도체 출시는 SKT의 기술력과 서비스 역량, 정부의 적극적인 지원, 중소기업과의 협력을 통해 이뤄낸 쾌거다”고 말했다. 그는 “향후 AI 반도체와 SKT가 보유한 AI, 5G, 클라우드 등 기술을 접목해 글로벌 톱 수준의 AI 기업으로 성장할 것이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