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펜딩 챔피언' 아산 우리은행은 'KB국민은행 Liiv M 2020~21 여자프로농구' 휴식기 전까지 공동 3위(3승3패)에 그쳤다. '에이스' 박혜진의 이탈 여파가 컸다.
휴식기가 끝나자 우리은행은 달라졌다. 지난 25일 첫 경기였던 인천 신한은행과 경기에서 79-48 대승을 거뒀고, 28일 부천 하나원큐도 65-55로 잡으며 2위(5승3패)로 뛰어올랐다.
박혜진은 여전히 전력에서 이탈한 상태다. 그런데도 우리은행은 강하다. 20세, 3년 차 박지현이 있기에 가능한 일이다. 그는 휴식기가 끝난 후 첫 경기였던 신한은행전에서 23득점을 기록했다. 자신의 개인 최다 득점 타이기록. 이어진 하나원큐전에서는 29득점을 올리며 개인 신기록을 작성했다. 리바운드도 16개를 기록했는데, 역시 개인 신기록이었다. 개인 커리어 최다인 4블록도 신고했다. 8경기 연속 두 자릿수 득점, 3경기 연속 더블더블을 기록하는 등 가히 '에이스'의 모습이었다.
박지현은 우리은행을 넘어 WKBL 전체에서도 정상급 선수가 됐다. 29일 기준으로 득점(18.6점·4위), 리바운드(11.9개·2위), 어시스트(3.9개·10위), 스틸(2.0개·1위), 블록슛(1.6개·2위) 등 주요 5개 부문 기록에서 모두 상위권에 이름을 올린 유일한 선수다. 어시스트를 제외하면 4개 부문에서 톱5 안에 들었다.
위성우 우리은행 감독은 휴식기 동안 박지현을 집중적으로 훈련시켰다. 박혜진의 이탈을 최소화할 수 있는 유일한 해법이 박지현이었기 때문이다. 그리고 눈부시게 성장한 기량을 코트에서 증명하고 있다. 위성우 감독은 "박지현이 안 되는 부분을 파악하고 생각하기 시작했다. 그러면서 실력이 발전하는 것이다. 빠르게 성장하고 있고, 배짱도 좋아지고 있다. 많은 시간을 소화하는 요령도 늘고 있다"며 기대감을 드러냈다.
우리은행 베테랑 김정은은 "박지현이 너무 좋아졌다. 많이 노력하는 선수다. 박혜진이 없어 체력적으로 힘들 텐데 공격에서 너무 잘해주고 있어 내 부담이 줄었다. 향후 몇 년 동안 박지현을 막을 선수는 없다"고 극찬했다. 박지현은 "감독님으로부터 많은 가르침을 받았다. 브레이크 기간에 내가 느낄 수 있을 정도로 너무 많은 관심을 보여주셨다. 기대에 부응하고 싶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