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 주원(34)이 브라운관에 이어 무대, 그리고 스크린까지 종횡무진하며 빈틈없이 꽉 채운 2020년을 보낼 전망이다.
지난해 2월 만기 전역한 주원은 제대 후 첫 작품으로 SBS '앨리스'를 택해 촬영부터 방영까지 약 1년의 시간을 온전히 매진, 10월부터는 7년만 뮤지컬 복귀작인 '고스트' 무대에 오르고 있고, 그 사이 영화 '소방관' 촬영까지 깔끔하게 끝마쳤다. 공백기가 아쉽지 않을 정도로 주원에 다시 빠질 시간이 빠르게 완성된 셈이다.
대중에게는 드라마 '제빵왕 김탁구'로 주원의 존재를 각인 시켰지만, 애초 시작은 뮤지컬이었다. 2006년 뮤지컬 '알타보이즈'로 데뷔한 주원은 '싱글즈' '그리스' '스프링 어웨이크닝' 등 일찌감치 알찬 뮤지컬 필모그래피를 쌓으며 노래·연기 실력을 인정 받았고, 뮤지컬 아이돌로 자리매김했다.
때문에 브라운관과 스크린 외 뮤지컬 무대 복귀는 의외의 선택이면서 동시에 주원다운 선택이라는 평을 받고 있는 상황. 연습과 본 공연으로 많은 시간을 할애해야 하지만 관객과 직접 눈을 맞추며 소통할 수 있는 강점은 분명 놓치기 아까운 매력이다. 그 작품이 초연을 함께 한 '고스트'였기에 주원의 마음을 더욱 움직인 것도 사실이다.
성황리에 공연을 이어가고 있는 '고스트'는 페트릭 스웨이지(샘)와 데미 무어(몰리)의 절절한 사랑을 그린 영화 '사랑과 영혼'(1990)을 뮤지컬화 시킨 작품으로 지난 2013년 7월 국내에서 초연됐다. 주원은 초연 흥행의 주역으로 7년만에 같은 작품으로 다시 무대에 섰다.
'고스트'에 대해 "행복한 공연"이라고 표현했던 주원은 앞선 '고스트' 관련 인터뷰에서 "화면이 아닌 누군가에게 직접적으로 위로를 드릴 수 있는 방법이 있다면 그건 무대라는 생각이 들었고, 매번 이런 마음가짐을 가지고 연기에 임하고 있다"고 전한 바 있다.
진심을 담았기에 재연도 단연 성공적이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COVID-19/코로나19) 여파로 조심스러운 분위기를 신경쓰지 않을 수는 없지만, 철저한 방역과 안전 예방에 힘쓰며 무탈하게 공연을 치르고 있는 '고스트' 팀이다. 어려운 시기 현장을 찾아 준 관객들을 위해 배우들과 제작진은 매 타임 좋은 공연으로 보답하고 있다.
그 중심에서 주원은 '고스트' 팀의 일원이자, 또 배우 주원으로 드라마와 영화에서는 볼 수 없었던 재능을 마음껏 뽐내고 있다. 27살의 귀여움 가득했던 샘 위트는 34살의 농염한 샘 위트로 주원만큼 성숙해졌고, 멜로·스릴러·액션 등 다각도의 장르를 담아낸 '고스트' 전체를 진두지휘하며 진정으로 혼연일체 된 고스트로 다시 태어났다. 무엇보다 오프닝부터 시선을 사로잡는 피지컬이 관객들의 마음을 단숨에 홀리기 충분하다.
데뷔 15년 차. 사실상 모든 필모그래피를 대표작으로 꼽아도 손색없을 정도로 주원은 매 작품 최선을 다하는 모습으로 후회없는 결과물을 내놨다. 드라마·영화 뿐만 아니라 고정으로 출연했던 예능 '1박 2일'까지 여전히 회자되고 있을 만큼 다채로운 장르 속 하지 않는 것이 있을 뿐 못할 것 없는 배우라는 것을 증명했다. 한류를 이끄는 어엿한 스타가 됐고 어린 나이 연기대상까지 거머쥐는 영예도 안았다. '만능'이라는 수식어가 누구보다 잘 어울리는 주원이다.
차기 행보는 드디어 스크린 컴백이다. '그놈이다' 이후 무려 6년만에 '소방관'으로 관객과 만난다. 충무로 스타 감독 곽경택 감독이 메가폰을 잡은 '소방관'은 '싸이렌' '리베라 메' 이후 소방관들의 이야기를 본격적으로 담는 영화. 곽도원·유재명·이유영 등과 호흡 맞췄다. 워낙 출중한 브라운관·무대 필모그래피를 쌓았다 보니 스크린은 상대적으로 약해 보이는 것도 사실. 의미있는 프로젝트 '소방관'으로 충무로 대세 자리까지 꿰찰 수 있을지 신뢰와 기대를 담보로 하는 꽃길 예약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