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 속에서도 2020시즌을 완주한 KBO리그는 내년 시즌 준비에 한창이다. 구단마다 FA(자유계약선수)와 외국인 등 선수단 구성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이 과정에서 KBO리그를 떠나는 스타 플레이어들이 속속 정해지고 있다.
'현역 최고령 선수' 박용택(LG)과 '86경기 연속 출루' 기록을 쓴 김태균(한화), '국가대표 2루수' 정근우가 2020시즌을 끝으로 유니폼을 벗었다. 한 시대를 풍미한 이들의 은퇴는 팬들에게 아쉬움을 남긴다.
또 키움 김하성과 NC 나성범이 미국 메이저리그(MLB) 진출을 선언했다. 이들의 소속 구단은 지난달 25일과 30일 MLB 사무국에 포스팅(비공개 경쟁입찰)을 각각 요청했다. 김하성은 해외 언론을 통해 매력적인 자원으로 평가받고 있다. 나성범도 일찌감치 해외 진출을 준비, 내년 시즌에는 KBO리그에서 만나지 못할 가능성이 크다. 여기에 KIA 투수 양현종도 MLB와 일본 프로야구까지 시야를 넓혀 새로운 도전에 나선다.
외국인 선수들이 '역수출' 될 가능성도 크다. 타격 4개 부문 1위 멜 로하스 주니어는 MLB와 일본 구단으로부터 많은 관심을 받고 있다. 미국에서 마이너리그 경력(837경기 타율 0.258)만 갖고 있는 로하스가 KBO 리그를 발판으로 빅리그에 입성할 수 있는 길을 열었다. 로하스는 올 시즌 리그 최우수선수로 뽑혔는데, 앞서 MVP를 수상한 조쉬 린드블럼(밀워키)과 에릭 테임즈(전 워싱턴)가 MLB에 재진입한 바 있다. 올 시즌 평균자책점 1위 에릭 요키시(키움)와 2위 댄 스트레일리(롯데)도 빅리그 복귀 가능성이 있다.
이 가운데 몇 명이나 내년에 미·일 리그로 향할지 아직 알 수 없다. 코로나19 확산으로 인해 해외리그도 선수 수급 상황도 불투명하기 때문이다. 그래도 적지 않은 선수가 KBO리그를 떠날 확률이 높아 보인다.
이들의 도전은 KBO리그의 경쟁력과 연결된다. 스타 플레이어가 떠날 경우, 경기력과 리그의 인기가 함께 떨어질 수 있다. 이들의 빈자리를 당장 메우지 못한다면, 야구장으로 향하는 팬들의 발걸음이 줄어들 수 있다.
반면 스타들의 해외 진출이 새로운 기회로 작용할 수도 있다. 앞서 류현진(토론토)과 김광현(세인트루이스)은 물론, 메릴 켈리(애리조나·전 SK), 린드블럼(전 두산), 테임즈(전 NC)가 KBO리그를 거쳐 MLB에서 성공 사례를 만들었다. 이에 KBO리그를 바라보는 빅리그 구단의 시선도 달라졌다.
이들이 떠난 빈자리엔 젊은 선수들이 기용돼 새롭게 기회가 돌아갈 전망이다. 빅리그로 떠난 선배들을 바라보며 꿈을 키우는 선수들도 있을 것이다. 장기적으로는 KBO리그 선수들에게 자극제가 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