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대호(롯데 자이언츠) 선수가 한국프로야구선수협회(선수협) 회장으로 취임한 뒤 자신의 판공비를 2배 인상하고, 개인계좌로 받아 사용한 사실이 알려져 논란이 일고 있다. 그는 2일 오후 기자회견을 통해 논란에 대해 직접 해명할 예정이다.
이대호의 판공비 '셀프 인상'은 1일 SBS 보도를 통해 알려졌다. 보도에 따르면 지난해 3월 선수협회장에 취임한 이대호는 회장 판공비를 기존의 연 3000만원에서 6000만원으로 2배 인상했다.
선수협회비는 최저연봉선수를 포함한 전체 선수들이 연봉의 1%로 조성한다. 판공비 6000만원은 최저 연봉의 2배에 해당하는 액수다.
이 돈은 이대호의 개인계좌로 입금됐고, 증빙자료 제출이 의무는 아니기 때문에 그 돈을 어디에 썼는지는 알 수 없는 상황이라고 SBS는 전했다. 이대호 측은 사용처를 묻는 취재진의 질문에 “공익을 위해 썼다”고 밝혔다.
이대호는 연봉 25억원으로 한국프로야구 최고연봉자다. 4년 연속 최고 연봉 선수 1위(올해 초 기준)였다. 열악한 환경의 선수들을 보호해야 할 선수협회장으로서 부적절한 처신이라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
소속사 “오늘 오후 3시경 기자회견”
이에 대해 이대호의 소속사인 디에프스포츠매니지먼트는 2일 인스타그램을 통해 “소속 플레이어인 이대호선수 관련 기사와 일부 주장에 관한 내용에 대하여 오늘 오후 3시경 이대호 선수와 선수협 의견으로 기자회견이 있을 예정”이라며 “사실이 아닌 내용을 바로잡고 정확한 정보를 전달 드릴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어 “이대호 선수는 선수협을 통해서만 공식 의견을 전달할 예정이며, 관계자 및 기타 개인의 의견은 정확한 정보가 아닐 수도 있기에 기자회견 보도 내용을 확인 부탁한다”고 했다.
한편 김태현 선수협 사무총장 또한 월 250만원씩의 판공비를 현금으로 지급받아 증빙 자료 없이 사용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 총장은 “무지함에서 비롯된 실수였고, 개인적으로 사용한 것이 발견되면 원상복구하겠다”며 잘못을 시인했다.
선수협은 지난해 3월 각 구단 고액 연봉자 30명을 후보에 올려놓고 투표했고 이대호가 가장 많은 표를 받아 2년 임기의 선수협회 회장에 당선됐다. 이대호는 내년 3월까지 임기 기간이 남아있고 연임할 수 있지만, 최근 사임 의사를 밝히고 회장직에서 내려왔다. 김 사무총장도 최근 사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