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에는 은퇴경기를 위한 1군 등록이 가능하다. LG 박용택의 은퇴 기념 촬영 모습. 김민규 기자프로야구 2021시즌에 변화가 감지된다. 10개 구단 단장은 8일 제9차 실행위원회 회의를 열어 향후 리그 운영과 관련한 여러 안건을 논의했다. 우선 내년 시즌 개막일을 4월 3일로 확정했다. 올해보다 한 달가량 빠르다. 전 구단이 국내에서 진행할 스프링캠프는 2월 1일 시작한다. 일정은 각 구단이 자율적으로 정한다.
내년 시즌은 유독 큰 변수가 많다. 코로나19 확산이 여전하고, 도쿄올림픽 개최 여부가 불투명하다. 실행위는 다양한 현안을 놓고 신중하게 의견을 교환했다. 올림픽으로 포스트시즌이 11월까지 밀릴 경우, 올해처럼 고척스카이돔을 중립구장으로 활용하는 계획도 포함됐다.
여러 결정 사항 중 가장 눈에 띄는 건 ‘2차 드래프트 폐지’다. 2011년 도입한 2차 드래프트는 신생구단 지원과 전력 평준화를 위해 격년으로 열렸다. 각 구단이 40인 보호 선수 명단을 제출하면, 그 외 선수를 대상으로 팀당 3명까지 자유롭게 선발했다. 선수를 뽑은 팀은 1라운드 3억원, 2라운드 2억원, 3라운드 1억원의 보상금을 냈다.
그동안 다섯 차례의 2차 드래프트를 통해 135명이 팀을 옮겼다. 설 자리를 잃은 베테랑과 주전 경쟁에서 밀린 유망주가 새 팀에서 기회를 얻었다. 그러나 실효성에 대한 의문도 꾸준히 나왔다. 선수층이 두꺼운 팀들만 집중적으로 손해 보는 부작용이 생겼다. 결국 10년 만에 폐지됐다. A 단장은 “신생팀 NC 다이노스와 KT 위즈가 완벽하게 자리 잡았다. 또 2023년부터 신인 지명이 연고지 구분 없는 전면 드래프트로 바뀌는 점도 영향을 미쳤다”고 전했다.
신인 드래프트와 관련한 새 규약도 생겼다. 고교·대학 졸업 예정 선수는 그동안 별도 신청 없이도 KBO 신인 지명 대상자로 분류됐다. 일찌감치 미국 프로야구 도전을 선언했던 덕수고 내야수 나승엽이 올해 2차 2라운드에서 롯데 자이언츠에 지명된 이유다. 단장들은 이 일을 계기로 “해외 진출 또는 대학 진학 의사가 확고한 선수는 지명 대상에서 사전에 제외하자”는 데 뜻을 모았다. 앞으로는 KBO에 지명 신청서를 제출해야 신인 드래프트에 참여할 수 있다.
또 있다. 코칭스태프 사전 접촉 관련 조항을 추후 실행위 안건으로 상정하기로 했다. ‘계약 기간에 다른 구단과 감독 및 코치 이적 인터뷰를 진행하는 코칭스태프는 사전에 소속 구단 승인을 받아야 한다’는 내용이다. A 단장은 “최소한 포스트시즌이 끝나기 전까지는, 하위권 팀이 상위권 팀 코치를 영입하려다 불편한 감정이 생기는 일을 막자는 취지”라고 설명했다.
은퇴를 앞둔 선수가 은퇴 경기를 위해 일시적으로 1군에서 뛸 수 있는 길도 열렸다. 엔트리 정원을 초과하더라도 경기 당일 현역 선수 등록이 가능하고, 다음날 자동 말소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