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은희 작가와 배우 주지훈이 '유 퀴즈 온 더 블럭'에 출격했다. 진솔한 입담이 유쾌한 에너지를 불러왔고 그 안에서 작품과는 또 다른 매력을 느끼게 했다.
9일 방송된 tvN '유 퀴즈 온 더 블럭'은 '월드클래스' 특집 2탄으로 꾸며졌다. 먼저 주지훈이 모습을 드러냈다. 평소 김은희 작가 작업실에 자주 방문해 고둥을 쪽쪽 빨아먹으며 의견을 주고받는다는 그였다.
올해로 데뷔 15년. 데뷔 일화에 대해 묻자 "가족끼리 친한 집안이 있었는데 그쪽 어머님이 피아노 원장님이었다. 원장님이 고등학생 때 모델 쪽을 제안했고 프로필 사진을 찍었다. 학교 짝꿍 덕분에 사진이 세상에 나가게 됐고 오디션을 보기 시작했다. 그리고 그때 매니저가 황인뢰 감독님과 아는 사이였다. 사무실에 놀러 갈 때 데리고 갔다. 만난 지 10분도 안돼 연기를 해보라고 했고 연기를 했는데 갑자기 눈물이 줄줄 났다. 눈을 언제 감을지 몰라 눈물이 났던 것인데 감독님 보기엔 감정을 추스르는 것처럼 보였던 것 같다"고 웃픈 데뷔 일화를 털어놨다.
그렇게 주지훈은 드라마 '궁'으로 데뷔했다. 아무것도 몰랐기에 8개월 동안 촬영하는 내내 괴로웠다. "메이크업을 한 순간부터 '오늘은 또 얼마나 욕을 먹어야 하나' '오늘 하루는 언제 끝나나' 무서웠다. '궁'이라는 만화가 메가 히트작이었는데, 그때 당시 내 미니홈피에 하차해달라는 요구들이 잇따랐다. 그래서 폐쇄했다. 드라마 '마왕' 박찬홍 감독님과 처음 만나 5~6시간 동안 대본 리딩 했는데 내 책상 주위엔 다 땀이었다. 사시나무처럼 떨듯 나간 첫 촬영에서 많이 늘었다고 칭찬을 받았다. 감독님이 지갑에서 2만 원을 꺼내서 줬다. 감동이었다"고 회상했다.
20대 때는 허세가 있었고 30대는 제대하고 눈 한 번 딱 감았다 뜨니 지금이 된 것처럼 훅 지나갔다고 했다. 18살 때와 마음은 달라진 게 없는데 자신을 둘러싼 것들은 이미 많이 변한 상황. "마흔을 앞두고 체력을 키워야겠다는 생각이 든다. 체력을 키우는 것에 신경 쓰고 있다. 식단관리는 진짜 힘들다. 감독님이 직접적으로 요구할 때만 한다. 통풍이 있어 단백질을 먹으면 안 된다"는 등 솔직한 이야기로 웃음을 전했다.
김은희 작가는 수줍게 등장했다. "너무 떨려 죽겠다"라고 토로했던 김은희 작가는 넷플릭스 드라마 '킹덤' 전후로 자신의 삶은 크게 변하지 않았지만 남편 장항준 감독의 카드 사용 금액은 더 늘었다고 폭로했다. 2011년 드라마 '싸인'을 집필할 때 좀비물을 쓰고 싶다는 생각을 처음으로 가졌다는 김은희 작가. 제작환경이 변해 불가능하다고 생각했던 작품을 현실화할 수 있어 기뻤다고 밝혔다.
현재는 내년 방영 예정인 tvN 새 드라마 '지리산'을 작업하고 있다. "기획 시작할 때 심적으로 힘든 일도 있었고 좀 지쳐 있었다. 그래서 사람을 살리는 장르를 해보고 싶었다. 광활한 자연도 보여주고 싶었다. 근데 하다 보니 비슷하더라. 많이 죽어나가더라"라고 스포 해 웃음을 자아냈다.
상식이 통하는 사회, 당연한 것이 당연한 사회를 꿈꾼다는 김은희 작가. 멜로 영화 '그해 여름'으로 데뷔했지만 '위기일발 풍년빌라'라는 작품을 쓰면서 정말 힘들었다고 고백했다. "정말 쓰기만 하면 사람들이 한숨을 쉬더라. 너무 재미가 없다고 했다. 1년 반 동안 한 번도 칭찬을 받지 못했다. 작가를 그만둬야 하나 고민할 때였다. 조현탁 감독이랑 남편이 12회를 썼을 때 처음으로 손댈 부분이 없다고 했다. 이전엔 내가 봐도 형편이 없었다"고 털어놨다.
고둥, 꼬막, 굴을 좋아해 한 번에 3~4kg 사 거의 다 먹는다고 전한 고둥과 꼬막의 천적이었다. 글을 쓰다 지금도 막혀 답답하다고 토로했지만 딸의 "엄마 존경한다"라고 했을 때라고 귀띔하며 뿌듯한 미소를 짓는 딸바보였다. 작품에서 보지 못했던 인간적인 매력이 고스란히 담겨 '유 퀴즈 온 더 블럭'의 보는 재미를 한층 높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