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코로나19에도 게임업계는 활기를 띠었다. 사회적 거리두기로 자리잡은 비대면 문화의 대표적인 산업 중 하나인 게임이 수혜를 입었다. 게임사들은 실적과 주가가 뛰며 덕을 봤다. 이런 분위기는 막혔던 중국 시장이 열릴 가능성이 커진 내년에도 이어질 전망이어서 무게감 있는 신작을 준비하고 있는 게임사들이 주목받고 있다.
올 한해 주요 게임사들의 몸값이 껑충 뛰었다. 눈에 띄는 점은 코로나19 1차 유행기인 3월을 기점으로 상승했다는 점이다.
게임계 맏형격인 엔씨소프트의 주가는 지난 3월 19일 50만4000원으로 최저가를 기록한 이후 오르기 시작해 7월 6일 99만7000원까지 뛰었다. 17일 86만8000원으로 장을 마쳤다.
모바일 강자인 넷마블도 지난 3월 13일 8만원으로 최저가를 찍고 나서 6개월 후인 9월 7일 최고가 20만4500원까지 올랐다. 최근 12만원대를 유지하고 있다.
코스닥에서 게임사 중 시가총액 1위인 펄어비스는 지난 3월 13일 15만6000원으로 바닥을 찍고 반등하기 시작해 17일 27만3500원으로 최고가를 경신했다.
펄어비스에 이어 시총 2위인 컴투스도 지난 3월 19일 최저가 6만8300원을 기록한 이후 상승세를 타더니 이달 3일 17만8400원으로 최고가를 기록했다. 최근 15만원대를 유지하고 있다.
올해 게임사의 몸값 상승 요인은 코로나19에 타격을 받기는커녕 호실적을 기록했다는 점을 꼽을 수 있다. 실제로 엔씨는 올해 매출이 사상 첫 2조원 돌파가 기대되고 있고, 넷마블도 역대 최대 매출이 예상되고 있다.
게임업계 활기는 내년에도 계속될 것으로 기대된다. 특히 이달 초 컴투스가 중국 당국으로부터 자사 게임 ‘‘서머너즈 워 : 천공의 아레나’의 외자(외산) 판호(서비스 허가증)를 발급받으면서 중국 진출에 대한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중국은 사드(고고도 미사일 방어체계) 사태 이후 판호 발급을 중단했다.
이에 게임사들은 내년에 신작 게임을 대거 선보여 시장 공략에 고삐를 쥘 예정이다.
특히 넷마블은 ‘삼대장’으로 불리는 ‘제2의 나라’ ‘세븐나이츠 레볼루션’ ‘마블퓨쳐 레볼루션’을 앞세워 재도약에 나선다.
‘제2의 나라’는 인기 일본 RPG(역할수행게임) ‘니노쿠니’ IP(지식재산권)를 모바일로 재해석한 작품으로 한 편의 애니메이션과 같은 그래픽과 탄탄한 스토리를 앞세운 모바일 MMORPG(다중접속역할수행게임)다. 위기에 빠진 세계를 구하는 모험과 여정의 환상적인 스토리에 카툰 렌더링 특유의 화려한 3D 그래픽, 수준 높은 컷신 등이 특징이다.
넷마블의 히트 IP인 ‘세븐나이츠’를 활용한 ‘세븐나이츠 레볼루션’도 기대작이다. 세븐나이츠 영웅들이 사라진 후 혼돈의 세상을 구원하기 위해 설립된 기사단 이야기를 다루고 있다.
모바일 오픈월드 RPG ‘마블퓨쳐 레볼루션’은 마블 코믹스의 어벤져스·토르·아이언맨·캡틴 마블 등을 집필한 작가 마크 슈머라크가 게임 스토리 작업에 참여해 주목된다.
엔씨는 신작 모바일 게임 '블레이드앤소울2'를 내년 1분기 선보일 전망이다. 엔씨의 장수 PC 온라인 게임 ‘블레이드앤소울’의 모바일 버전으로, 모바일 게임 시장을 석권 중인 ‘리니지 형제’의 뒤를 이을 흥행작으로 꼽힌다.
컴투스의 내년 야심작은 ‘서머너즈워:백년전쟁’이다. 최근 글로벌 비공개 테스트를 마치고 내년 정식 출시를 위한 마지막 담금질 중이다. 이용자 간 대결(PvP)에서 높은 평가를 받았으며, 이를 토대로 e스포츠로 진화하겠다는 계획이다.
게임업계 관계자는 “코로나19로 의외의 기회를 잡은 게임사들이 내년 시장을 겨냥해 자사의 대표 IP와 개발 노하우 등을 녹인 회심의 신작들을 준비하고 있다”며 “누가 2021년에 빛나는 스타가 될지 기대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