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티파이. 글로벌 시장에서 막강한 영향력을 보유한 '음원계 넷플릭스' 스포티파이가 국내 서비스 출시를 공식화했다. 멜론, 지니뮤직, 플로 등 포털과 이동통신사가 주도권을 잡고 있는 국내 음원 시장에 지각변동이 예상된다.
20일 업계에 따르면 스포티파이는 내년 상반기 안에 국내 서비스를 론칭할 계획이다. 스포티파이 프리미엄 비즈니스 총괄 알렉스 노스트룀은 "다가올 한국 론칭을 통해 더욱 다양하고도 새로운 아티스트들이 국내 팬들은 물론 전 세계와 연결될 수 있도록 헌신할 것"이라고 말했다.
스포티파이는 전 세계 3억2000만명의 이용자를 보유한 최대 규모의 음원 플랫폼이다. 우리나라에서는 해외 유학생들을 중심으로 입소문을 타기 시작했으며, 한국 계정으로는 앱을 다운로드할 수 없어 가상사설망(VPN)으로 국가 코드를 바꾼 뒤 우회하는 방식으로 서비스를 이용하는 경우가 적지 않다. 해외에서는 미국 빌보드 차트와 함께 아티스트의 인기를 가늠하는 척도가 되기도 한다.
스포티파이의 강점은 저렴한 가격과 맞춤형 추천 기능이다. 곡 넘기기, 음질 제한에 광고를 듣는 조건으로 무료로 이용할 수 있다. 14.99달러(약 1만6500원)의 가족 계정에 가입하면 최대 6명이 동시에 음악을 즐길 수 있다. 또 인공지능(AI), 빅데이터 기술로 사용자의 취향을 분석해 재생목록을 제공하는데, 음악 업계에 종사하는 전문가들의 선곡과 결합해 만족도가 높다.
하지만 이러한 스포티파이의 매력이 한국 시장에서도 고스란히 반영될지는 미지수다. 경쟁 플랫폼 멜론을 서비스하고 있는 카카오의 자회사 카카오M이 소속 가수들의 음원 유통에 합의할지도 중요한 변수로 꼽힌다.
구체적인 출시 일정과 상품 구성에 관해 묻자 스포티파이는 "상호 협력 및 협의를 통해 주요 이해관계자들과 긴밀히 협업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고 있다. 계약에 대해서는 언급할 수 없다"라며 "서비스 출시 전 이와 관련된 세부 정보는 공개할 수 없다"라고 답했다. 이어 "다양한 분야의 음악 산업 전문가, 음악 전문 에디터 등으로 구성된 전담팀이 스포티파이 코리아에 있다"고 덧붙였다.
국내 음원 플랫폼들은 스포티파이에 맞서 실시간 차트를 탈피한 신개념 추천 서비스를 잇달아 선보였다. 비정상적인 경로로 소속 가수를 순위에 올려 홍보하는 이른바 '사재기'에 대응한 것이 자연스럽게 추천 서비스 고도화로 이어졌다.
KT의 지니뮤직은 지난 10월 음악 추천 서비스를 시각화한 '뮤직컬러'를 론칭했다. 사용자의 음악 취향을 장르, 분위기, 감정 등 요소로 세밀하게 분석해 333가지의 색으로 표현했다. 멜론은 순위 표기를 없애고 차트 집계 기준을 변경한 개인화 서비스를 공개한 데 이어 차트 밖 음원을 알아서 추천하는 '라이징31'을 신설했다. SK텔레콤의 플로 역시 음악 소비 다양성 확대를 목표로 '마이크로 개인화'에 속도를 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