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 박지원(왼쪽부터)·SK 오재현·DB 이용우. KBL 제공 프로농구 신인왕 경쟁에 일찍부터 불이 붙었다.
3라운드에 돌입한 2020~21시즌 현대모비스 프로농구에 신인들이 가세했다. 5개 팀이 공동 4위에 올라있을 정도로 순위 다툼이 치열한 올 시즌, 신인들의 활약이 또 다른 변수로 떠올랐다. 지난달 신인 드래프트를 통해 프로 무대에 첫발을 내디딘 선수들이 새로운 활력소가 되어주고 있다.
신인들의 초반 활약은 누구도 쉽게 예상하지 못했다. 드래프트 때만 해도 "선수 풀이 좁다", "즉시 전력감이 없다"는 평가가 많았기 때문이다. 신인왕 경쟁도 예년과 비슷하게 싱거울 것으로 예상했다.
막상 뚜껑을 열어보니 예상이 빗나갔다. 데뷔전부터 강렬한 인상을 남긴 전체 2순위 박지원(22·부산 kt)을 비롯해 오재현(21·서울 SK), 이용우(21·원주 DB) 등 '알짜'들이 초반부터 신인왕 경쟁 구도를 만들고 있다.
신인들의 반란을 예고한 첫 주자는 박지원이다. 5일 울산 현대모비스와 경기에서 프로 데뷔전을 치른 박지원은 이 경기에서 18분 7초를 뛰는 동안 8득점 6리바운드 3어시스트를 기록, 팀 승리에 힘을 보탰다. 박지원은 이후 6경기 연속 코트를 밟으며 평균 4.7득점 3리바운드 3.3어시스트를 기록 중이다. 평균 출전시간도 19분23초로 적지 않다. 공수 양면에서 좋은 모습을 보이며 팀에 녹아들고 있어 서동철 kt 감독의 신임을 받고 있다. 그가 신인왕에 오를 경우 여자프로농구(WKBL) 아산 우리은행의 박지현(20)과 남매 신인왕 수상이라는 기록도 남길 수 있다.
그러나 박지원의 독주는 쉽지 않을 전망이다. 오재현이 '다크호스'로 등장했다. 한양대 3학년 재학 중 얼리 엔트리로 프로 진출을 선언, 2라운드 1순위로 SK 유니폼을 입은 그는 8일 안양 KGC인삼공사전에서 깜짝 데뷔전을 치렀다. 패색이 짙은 4쿼터 중반 코트를 밟아 6분48초를 뛰었다. 짧은 시간 6득점 2리바운드 1어시스트 2스틸로 강한 인상을 남겼다. 특히 변준형의 공을 가로채 속공 득점으로 연결한 장면은 SK의 패배를 달래주는 위안거리가 됐다. 문경은 SK 감독도 "경험을 쌓게 해주려고 투입했는데 무척 잘해줬다"고 흐뭇해했다.
오재현은 이후 꾸준한 활약을 보여주고 있다. 20일 KGC인삼공사전까지 5경기에 나서 평균 23분26초 동안 9.8득점 2.8리바운드 2어시스트를 기록 중이다. 팀이 5연패를 끊어낸 20일 경기 후에는 처음으로 수훈 선수 인터뷰에도 나섰다. 수비력이 좋고, 열정도 강해 문경은 감독의 기대가 크다.
경쟁에 가세할 또 다른 후보는 DB의 가드 이용우가 손꼽힌다. 7일 전주 KCC전에서 데뷔전을 치른 이용우는 10분을 뛰는 동안 3점슛 두 개로 6득점을 올렸다. 여기에 데뷔전을 치르지 않은 상위 지명 선수들도 남아있어, 올 시즌 신인왕 경쟁은 더욱 뜨거워질 것으로 기대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