JTBC '차이나는 클라스-질문 있습니다'(이하 '차이나는 클라스')가 초심을 잃지 않고 소신 넘치는 모습으로 제 길을 가고 있다. 지난 2017년 3월 시작한 이 방송은 현재 186회까지 전파를 타 내년 200회 방송을 앞두고 있는 상황. '전문성'을 갖춘 프로그램으로 타 프로그램들과 비교되며 클래스부터 다른 교양 프로그램으로 분류되고 있다.
역사 강사 설민석이 역사왜곡 논란에 이어 석사 논문 표절 논란에 휩싸였다. 석사 논문 표절이 일자 모든 방송에서 하차하겠다고 선언했다. 그를 중심으로 꾸려왔던 프로그램들이었던 만큼 프로그램은 직격탄을 맞았다. 프로그램 폐지 위기에 놓였다.
설민석은 tvN의 교양 프로그램을 대표하는 인물로 성장했다. 유명 학원 강사였던 그는 '어쩌다 어른'을 통해 역사 전문가로 안방극장에 얼굴을 알리기 시작했다. 타고난 입담을 밑바탕으로 화제성을 확보한 후 MBC '선을 넘는 녀석들' 시리즈와 tvN '요즘책방: 책 읽어드립니다' '설민석의 벌거벗은 세계사'로 자신의 영역을 확장했다. 전문 분야라고 꼽았던 한국 역사에서 다양한 주제를 가진 서적들과 세계사로 뻗어나간 것.
방송사는 설민석의 전문성보다는 스타성과 대중성을 중시했다. '재밌게 말하니까 괜찮아' '시청자들이 좋아하니까 괜찮아' 전문성은 좀 부족해도 괜찮다는 식으로 치부했다. 하지만 이것은 큰 화를 불러왔다. '설민석의 벌거벗은 세계사'는 방송 2회 만에 역사왜곡 논란이 불거졌다. 이집트 고고학자 곽민수는 '사실관계 자체가 틀린 게 많아 하나하나 언급하기 힘들 지경'이라고 입장을 밝혔다. 얼마 지나지 않아 석사 논문 표절 의혹이 제기됐다.
설민석은 사과했다. "변명의 여지없는 과오"라며 고개를 숙였다. 하지만 이것이 비단 설민석 개인의 문제라고 봐야 할까. 서울시립대 안정준 교수는 "설민석 최진기 등 개별 인물의 문제라기보단 '지식소매상'이라고 알려진 인물들을 통해 손쉬운 해결과 시청률을 노려온 방송의 책임이 크다"라고 지적했다. 결국은 방송이 전문성을 외면하고 스타성과 시청률·화제성만 중시해 이 같은 결과를 자처했다는 뜻이다.
신뢰가 바닥을 치고 있는 가운데, 초심을 잃지 않고 4년째 진짜 전문가들을 통해 지식 전달을 위해 노력해온 '차이나는 클라스'의 행보가 더욱 돋보이는 이유다. '차이나는 클라스'는 1회부터 지금까지 해당 분야에서 명성 높은 전문가만 초대했다. 다루는 주제의 폭도 넓었다. 정치부터 의학·과학·인문학·문화 등 주제를 다뤘고 출연진과 전문가가 질문에 대한 답변을 자유롭게 주고받는 쌍방향 강연으로 편안하면서도 안락한 분위기를 조성했다. 프로그램을 시청하다 보면 자연스럽게 풍성한 지식을 습득, 개인의 진화와 성장의 묘미를 느낄 수 있다. 이 모든 것은 전문성을 기반으로 한 강연 프로그램이란 초심에 집중했기 때문에 가능했던 것이다.
신예리 JTBC 보도제작국장은 "모두가 인정하는 각 분야의 최고 전문가를 강연자로 초청한다는 게 예나지금이나 '차이나는 클라스'의 변함없는 원칙이다. 방송에 적합한 말솜씨나 인지도보다는 차별화된 고품격 콘텐트가 섭외를 결정하는 최우선 잣대"라고 설명했다. 이 같은 초심은 내년에도 변함없이 지켜나갈 계획이다. 신 국장은 "타 방송사에서 비슷비슷한 포맷의 강연 프로그램을 론칭하고 있지만 '차이나는 클라스'의 차이는 앞으로도 계속될 것이다. 자신만의 콘텐트와 메시지를 지닌 최고의 강연자, 오래 호흡을 맞춘 덕분에 예리한 질문을 쏟아내는 패널들, 매회 최선을 다하는 제작진이 함께 하기 때문이다. 향후 200회 특집에선 여러 분야의 전문가가 하나의 주제를 각기 다른 시각으로 해석하는 통섭적 강연을 시도할 예정이다. 많은 관심을 부탁드린다"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