팔꿈치 수술 후 뜻깊은 1군 데뷔 시즌을 마친 LG 이정용. IS포토 LG 이정용(25)은 2019년 대졸 1차 지명 투수다. 입단과 동시에 오른 팔꿈치 인대접합 수술을 받아 LG 유니폼을 입고 1년 6개월이 지나서야 1군 무대에 섰다. 2020년 뜻깊은 1군 데뷔전을 치른 그는 그 경험을 바탕으로 2021년 도약을 꿈꾼다.
이정용은 지난해 7월 24일 잠실 두산전에서 프로 데뷔 첫 등판, 2이닝 무실점을 기록했다. 이틀 뒤인 7월 26일 첫 홀드를 올렸고, 8월 1일 데뷔 첫 승리까지 챙겨 필승조로 자리매김했다.
그는 감격스러운 첫 등판을 떠올리며 "오랜 재활 훈련을 하며 잠실야구장 마운드에 서는 걸 항상 상상했다. 그래서 데뷔전이 가장 기억에 많이 남는다"며 "마운드에 오르면서 여러 생각이 들었다. 정말 기뻤다. 재활 훈련 때 힘들었던 순간들이 생각났고, 그 기억을 떨치려고 마운드에서 공을 던졌다"라고 돌아봤다.
이정용은 LG 마운드의 유망주다. 2019년 10개 구단 1차 지명 선수 가운데 유일한 대졸 출신이다. 수술로 한 시즌을 건너뛰었지만, 2020년 구단의 기대에 응답하며 가능성을 선보였다. 2020년 최종 성적은 34경기에서 3승 4홀드 평균자책점 3.71을 기록했다. 7월 말 데뷔 첫 1군 등록 후 정규시즌 종료 때까지 엔트리에 남았고, 포스트시즌 무대도 밟았다.
2021년 그의 각오는 새 등장 곡에 고스란히 담겨있다. 2019년 입단 동기이자 신인상 출신 정우영의 추천으로 지난해 '찐이야'라는 트로트 곡을 사용했지만, 올 시즌엔 팝송인 '빌리버(Believer)'로 교체했다. 그는 "나를 믿고 싶다는 의미에서 이 곡을 선곡했다"라고 밝혔다.
프로 첫 시즌을 통해 자신감도 쌓았고, 부족한 점도 확인했다. 이정용은 시속 140㎞ 중반대 직구를 앞세워 이닝당 1개에 가까운 탈삼진(34이닝 33개)을 뽑아냈다. 그는 "내 직구가 프로에서도 통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얻었다"고 말했다.
다만 가장 자신 있었던 제구력에 아쉬움을 나타냈다. 그는 "지난 시즌은 기술 훈련을 많이 하지 못 해서 한계가 있었던 것 같다. 새해에는 더 발전한 모습을 보여주고 싶다"며 "복귀 후 첫 시즌에는 예민하고 조심스러웠지만, 지금은 아주 좋다. 준비를 잘하고 있어서 2021시즌은 정말 기대가 된다"라고 표현했다.
이정용은 이어 "아무래도 중간 투수여서 위기 상황에 올라가는 경우가 많다. 삼진을 잡을 수 있는 나만의 결정구를 가지고 싶다. 떨어지는 변화구가 좋을 것 같다"는 목표도 언급했다.
다가오는 시즌은 출발부터 함께하고 싶은 마음이다. 그는 "지난해는 시즌 중반부터 던졌다. 2021년에는 관리를 잘해서 개막부터 던지는 게 가장 큰 목표다. 팀이 내가 필요한 곳이면 어느 보직에서든 던질 것이다. 그 역할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다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