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지택(71) 한국야구위원회(KBO) 총재가 취임 일성으로 리그 분위기를 흐리는 부적절한 행위에 대해 "일벌백계하겠다"는 의사를 강하게 표명했다.
정지택 신임 총재는 5일 서울 강남구 야구회관에서 취임식을 갖고 공식 업무를 시작했다. 정지택 총재는 두산건설 사장과 부회장, 한국 경영자총회 부회장 등을 거친 경영 전문가다. 2007년 5월부터 2년 동안 두산 베어스 구단주대행을 역임한 바 있다. 지난 10월 KBO 이사회에서 제23대 총대로 추대돼 이날 3년 임기의 첫발을 내디뎠다.
정지택 총재는 최근 불거진 키움 구단 경영진의 부적절한 행위에 대해 "KBO를 비롯한 10개 구단이 높은 도덕심을 갖고 스포츠 정신을 실천하고 있다. 그중 일부 문제가 생기는 경우가 있다"며 "일벌백계, 신상필벌의 원칙을 집행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KBO 규약이 정한 범위 내에서 최대한 엄격한 제재를 가하며 지켜나가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키움은 지난달 28일 허민 히어로즈 이사회 의장이 KBO로부터 직무정지 2개월 징계를 받았다. 2군 경기장에서 선수들을 데리고 캐치볼을 한 사실이 외부로 알려져 논란이 커졌고, KBO는 이를 품위손상으로 규정했다.
관심이 쏠리는 10개 구단 통합 마케팅 관련해 정지택 총재는 "구단이 먼저 수익성 개선 작업에 적극적이어야 한다"며 "KBO가 구단의 노력에 협조하고 함께 힘을 모으는 것이 통합 마케팅으로 가는 빠른 길이라고 생각한다. KBO는 구단과 어울려 자체적으로 콘텐트를 개발하는 등 수익 개선 방안을 적극적으로 추진하겠다"고 말했다. 산업화를 화두로 던지며 취임했던 정운찬 전 총재는 2020년까지 'KBO.com'을 구축해 통합 마케팅 초석을 다지겠다는 의지를 전했지만, 임기 내 달성하지 못했다.
정지택 총재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과 관련해 '정부에 더 큰 목소리를 낼 수 있느냐'는 질문에 "KBO가 지난해에 잘한 것 중 하나가 리그 관리였다"며 "KBO의 힘으로만 되는 게 아니고 정부의 도움이 필요하다. 관객·선수단의 안전을 최우선으로 생각하고 있다. 당국과 엄밀히 협조하겠다"고 답했다. 이어 2020시즌 처음 시도된 미국 스포츠 전문채널 ESPN을 통한 KBO리그 중계에 대해 "전 세계 우리나라를 소개한 게 뜻깊었다. ESPN 계약을 유지, 확대하겠다"는 계획을 전했다.
정지택 총재는 "경제부처에서 일할 때 젊은 사무관들이 많아 친목을 도모할 겸 야구팀을 조직했다. 이희수 감독이 당시 은행에서 일하실 때여서 코치로 모셔 훈련하고 그랬다. (내) 포지션은 유격수였다"며 야구 인연을 밝히기도 했다. 이어 "KBO를 이끌어가는 하나의 축인 선수들의 의견을 경청할 기회를 많이 만들겠다"는 포부를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