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컬링연맹은 21일 회장선거 무효를 발표했다. 앞서 연맹은 지난 14일 제9대 회장 선거를 실시해 김용빈 신임 회장을 선출했다. 기업가이자 대한카누연맹 회장 출신 김 당선자가 김중로 전 국회의원과 김구회 전 연맹 회장 직무대행을 제쳤다.
하지만 컬링연맹 선거관리위원회는 뒤늦게 선거인단 구성 과정이 잘못됐다며 선거 무효를 결정했다. 선거인은 개인정보 동의서를 제출한 선거인 후보자 가운데 추첨으로 정해야 한다. 하지만 일부 시도연맹이 선거인 후보자를 먼저 추천한 뒤 나중에 개인정보 동의서를 받아 문제가 됐다.
선관위는 낙선한 후보 측에서 선거인 후보자 추천 명단 작성 과정이 잘못됐다는 이의를 제기한 이후에야 잘못을 인정했다. 김 당선자는 개인적인 결격 사유가 없는데도 당선이 무효됐다.
앞서 컬링연맹은 2016년에도 선거인단 구성 오류로 회장 공석 사태를 맞은 바 있다. 2018년 평창올림픽에서 ‘팀킴’의 은메달로 컬링 열풍이 불었지만, 연맹의 파벌문제와 부실행정이 계속 이어지고 있다.
대한체육회는 선관위 판단의 적절성 여부를 검토하고 있다. 선관위의 무효 결정에 이상이 없다면 연맹은 재선거를 해야 한다.
한편 선거 무효 결정에 다수의 컬링 선수와 지도자들은 강력히 반발하고 있다. ‘대한컬링경기연맹 정상화를 위한 선수·지도자 비상대책위원회’는 성명서를 내고 선거 무효 결정 역시 고질적인 파벌 싸움의 일환으로 의심된다고 지적했다. ‘대한체육회에 연맹의 선거 과정을 조사해 관련자를 엄중 처벌하고, 연맹 선관위가 내린 무효 결정을 체육회 직권으로 철회해달라’고 촉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