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년 연속 원외처방 매출 1위를 차지한 한미약품이 코로나19 백신의 위탁 생산 수주에도 탄력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정부 당국은 국내 mRNA(메신저 리보핵산) 백신을 개발하기 위해 미국 제약사 모더나와 기술협력을 추진하고 있다. mRNA 백신은 바이러스의 스파이크 단백질을 만드는 mRNA를 대량 복제해 만든 백신으로, 모더나와 화이자는 이 기술로 코로나19 백신을 개발했다.
국립보건연구원 국립감염병연구소는 24일 "지난해 12월 28일 문재인 대통령과 모더나의 스테판 반셀 대표이사 간 면담에 따른 후속 조치의 일환으로 오는 25일 월요일 밤 10시에 모더나 대표이사와 화상회의를 개최한다"고 밝혔다. 국립감염병연구소는 "화상회의를 통해 신속 개발이 가능한 mRNA 백신 관련 기술협력 및 공동연구 방안에 대해 논의하고, 모더나와 협력의향서(MOU)를 체결하는 방안도 논의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모더나는 백신 대량 제조 시설을 갖고 있지 않다. 이로 인해 협력의향서가 체결된다면 국내에서 위탁생산이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국내에선 한미약품이 mRNA 제조 공장을 갖고 있어 수혜를 받을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한미약품은 2018년 완공해 2만ℓ를 제조할 수 있는 mRNA 공장을 보유하고 있다. 한미약품도 위탁생산에 적극적인 행보를 보이고 있다. 권세창 한미약품 사장 “mRNA백신과 DNA백신 위수탁생산이 가능한 다양한 역량을 갖추고 있다”고 말하며 JP모건 헬스케어 콘퍼런스에서 공개적인 러브콜을 보낸 바 있다.
한미약품의 수주 가능성은 높아 보인다. 권준욱 중앙방역대책본부(방대본) 제2부본부장은 이날 "국내에서 6개 회사가 7가지의 코로나19 백신을 개발하고 있으나 mRNA 관련 연구는 아주 미미한 상황"이라며 "mRNA 백신 개발에 성공한 회사 및 미국 국립감염병·알레르기연구소 등과 계속 협력하면서 국내 mRNA 백신 개발 기반을 닦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화상회의에 이어 구체적인 실무 협의를 통해 국내에서 실질적으로 mRNA 백신을 생산할 수 있는 방안을 마련하겠다"고 덧붙였다.
정부는 앞서 지난해 모더나와 코로나19 백신 2000만명분 구매 계약을 체결했다. 당시 문 대통령과 반셀 대표이사는 모더나 백신을 국내에서 위탁생산하는 방안에 대해서도 협력하기로 했다.
한편 한미약품의 신약개발 및 제품 경쟁력은 실적에서도 드러나고 있다. 한미약품은 2020년 원외처방 매출이 전년도보다 2.2% 증가한 6665억원의 원외처방 매출을 달성했다. 2018년 1위에 오른 뒤 국내 제약업계에서 3년 연속의 최고 실적을 거두고 있다. 한미약품 자체 개발 품목들이 두 자릿수 성장률을 기록했고 처방액도 지속해서 늘었다.
또 한미약품은 지난 21일 희귀질환 신약후보 물질 '글루카곤 아날로그'(HM15136)와 'GLP-2 아날로그'(HM15912)가 미국 식품의약국(FDA)로부터 임상 2상 시험계획 승인을 받는 등 신약 개발에도 순조로운 행보를 보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