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통신비 절감 수요가 크게 늘자 알뜰폰 업계가 앞다퉈 요금을 인하하며 고객 유치 경쟁에 나섰다. 이동통신 3사 브랜드 위주로 시장이 형성된 가운데, 점유율과 소비자 만족도에서 KT엠모바일이 1위를 휩쓸었다. 26일 한국소비자원이 이통사 계열 알뜰폰 서비스 이용 경험자 1200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종합 만족도 1위는 3.66점을 받은 KT엠모바일이었다. 다음으로 LG헬로비전의 헬로모바일(3.58), SK텔링크의 SK세븐모바일(3.52)의 순이었다.
응답자 중 유심칩을 구매해 가입한 경우는 전체의 79.8%를 기록했다. 단말기 구매와 함께 요금제에 가입한 경우는 20.2%였다. 알뜰폰 가입자의 91.2%는 LTE를 이용하고 있었으며, 5G의 비율은 5.2%로 나타났다.
또 이통사에서 알뜰폰으로 갈아탄 비율은 76.4%였으며, 나머지는 다른 알뜰폰 사업자에서 넘어왔다. KT엠모바일과 헬로모바일은 KT를 쓰다가, SK세븐모바일은 SK텔레콤을 이용하다가 이동한 비율이 높았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의 무선통신서비스 가입자 통계를 살펴보면, 2020년 11월 기준 국내 알뜰폰 가입자는 899만9447명으로 1000만 달성을 코앞에 두고 있다. 지난해 알뜰폰 신규 가입자는 감소세를 이어가다 10월 폭증해 800만명대를 단숨에 넘어섰다. 연말 특수에 11월에도 증가세를 보였다. 코로나19 여파로 경기 침체가 장기화하자 고정비 절감에 나선 고객들이 많아졌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이런 추세에 현 정부 공약인 가계 통신비 인하 정책이 맞물리며 이통사의 망 도매대가 인하, 온·오프라인 전용 채널 구축 등 알뜰폰 업계 지원책이 쏟아졌다. 기회를 놓칠세라 알뜰폰 사업자들도 경쟁력 있는 중저가 상품을 잇달아 내놨다. 업계 1위 KT엠모바일은 지난 21일 9000원대 데이터 무제한 요금제를 출시했다.
회사는 월 기본 제공 데이터는 없지만 400Kbps 속도로 무제한 이용 가능한 '모두다 맘껏 안심+'의 월 요금을 1500원 내려 9900원에 가입할 수 있도록 했다. '모두다 맘껏 안심 1.5GB+(월 데이터 1.5GB)'와 '모두다 맘껏 2.5GB+(월 데이터 2.5GB)'의 요금도 각각 1만2800원, 1만5400원으로 내렸다.
주력 요금제를 대상으로는 작년에 이어 올해도 월 최대 100GB의 데이터를 추가 지급하는 프로모션을 진행 중인데, 모바일 콘텐트 소비가 많은 2030세대로부터 호응을 얻었다. 덕분에 누적 가입자 80만명을 바라보는 알뜰폰 시장 1위 사업자로 거듭났다. 이번 달에는 삼성전자 '갤럭시S21' 출시 효과로 대표 요금제의 일평균 가입자가 전월 대비 최대 3배 이상 증가했다.
KT엠모바일 관계자는 "소비자 만족과 가계 통신비 인하를 위해 고객 서비스를 고도화하는 동시에 알뜰폰 산업 세대 확장을 위해 다양한 상품을 선보일 것"이라고 말했다.
LG헬로비전과 SK텔링크도 잇달아 합리적인 가격의 상품을 내세우며 추격에 나섰다. SK텔링크는 지난해 12월부터 전국 세븐일레븐 편의점에서 전용 무약정 유심 카드 판매하고 있다. 월 5500원에 음성 100분, 문자 100건, 데이터 1GB를 보장한다. 헬로모바일도 월 9900원에 1GB 기본 데이터 소진 후 400Kbps 속도로 무제한 이용할 수 있는 '슬림 안심 유심 1GB 100분'을 선보였다. 이 요금제는 제휴카드 이용 시 기본료를 0원까지 낮출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