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야구 LG트윈스가 3일 오후 경기 이천 LG챔피언스파크에서 2021스프링캠프 훈련을 했다. 투수 이민호가 스트레칭하고있다. 이천=정시종 기자 LG는 이민호(20)의 성장 가능성에 주목하며 그를 특별 관리한다. LG 지휘봉을 새로 잡은 류지현 감독은 "우리 팀의 큰 자원이다. 그래서 더 신경을 쓴다"라고 말했다. 지난해 97⅔이닝을 던진 이민호의 올 시즌 목표는 최소 130이닝 이상 투구다.
특별한 부상만 없다면 이민호는 올 시즌에도 선발 로테이션에 진입할 것이 유력하다. 다만 등판 간격은 미지수다.
2020년 1차 지명을 받고 LG에 입단한 이민호는 지난해 선발로 등판한 다음 날 1군 엔트리에서 제외됐다. 1군 선수들과 함께 다녔지만, 엔트리 재등록이 가능한 열흘이 지나 다시 마운드에 오르곤 했다. 그는 "열흘 만의 등판으로 엄청나게 큰 효과를 봤다. 아마도 (정상적으로 5일) 로테이션을 돌았으면 (프로에) 적응하기 어려웠을 것 같다. 운 좋게 관리를 받았고, 그 덕에 좋은 성적을 올린 것 같다"라고 했다. 신인상을 받은 동갑내기 KT 소형준(13승 6패, 평균자책점 3.86)을 보며 이민호는 "'어떻게 신인이 5일 로테이션을 소화할까'라며 대단하다고 생각했다"라고 밝혔다.
올 시즌 이민호의 등판 간격은 지난해보다 당겨질 전망이다. 류 감독은 "이민호가 25경기 정도 선발 등판하길 기대한다"고 밝혔다. 이민호는 지난해 16차례 선발 등판했다.
이민호도 각오하고 있다. 구체적인 목표도 잡았다. 그는 "일단 선발진에 진입하고, 정상 로테이션을 돌아야죠"라고 웃었다. 이어 그는 "2020년 100이닝 가깝게 던졌다. 올해보다 최소 30이닝은 더 던지고 싶다"라고 했다. 그러면서 "규정이닝은 아니더라도 그에 근접하게 던지는 게 목표"라고 덧붙였다.
선발 투수들은 보통 규정이닝 투구를 1차 목표로 잡는다. 그러나 이민호는 당장의 성과에 집착하지 않고, 단계별로 올라서고 싶어 한다. 그는 "최상의 몸 상태가 아닌 상황에서 입단했다. 구단과 코치님, 선배님 덕분에 지난해에는 나름대로 좋은 모습을 보였다"라며 "늘 욕심내지 말라고 일러주셨다"고 설명했다. 그는 "지난해보다 훨씬 좋은 모습을 보여야 하고, 더 많이 던져야 한다. 규정이닝에 근접하게 던져도 만족할 것"이라고 말했다.
프로야구 LG트윈스가 3일 오후 경기 이천 LG챔피언스파크에서 2021스프링캠프 훈련을 했다. 이민호가 캐치볼하고 있다. 이천=정시종 기자 LG 구단도 이민호가 등판 간격에 따른 체력 상태를 유심히 관찰, 등판 일정을 조정할 계획이다. 지난해와 마찬가지로 불펜에서 선발로 전환한 정찬헌의 부상 경력도 고려해야 한다. LG는 둘의 '시너지 효과'를 기대하고 있다.
LG가 이민호를 보호·관리하는 건 팀의 미래로 여겨서다. 이민호는 구위가 좋을 뿐 아니라 신인답지 않게 배짱이 두둑하다. 견제와 슬라이드 스텝, 수비 등 기본기도 탄탄하다. 지난해 스프링캠프 명단에서 빠졌지만, 개막 엔트리 등록, 1군 불펜을 거쳐 한 단계씩 올라서며 선발진의 한자리를 꿰찼다. 시즌 중반까지 신인왕 경쟁을 펼칠 정도로 잘 던졌다. 지난해 4승 4패 평균자책점 3.69를 기록했다.
그는 "지난해에는 체력을 보충했다가 한 번에 쏟아부으며 버텼다. 처음엔 열흘 휴식이 좋았는데 이후 7일 휴식 후 등판해도 괜찮았다. 시즌 후반에는 5일 로테이션에 들었어도 충분히 가능했을 것 같았다"라며 "개막까지 몸을 잘 만들면 올해 정상 로테이션을 소화할 수 있지 않을까"라고 말했다. 이어 "부상 없이 한 시즌을 소화하는 게 목표다. 이후 두 자릿수 승리와 3점대 평균자책점을 기록하고 싶다"고 포부를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