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일 창원실내체육관에서 열린 2020-2021 현대모비스 프로농구 창원 LG와 서울 삼성의 경기, 삼성 김시래 패스. 한국프로농구 '스피드시래'를 장착한 서울 삼성이 첫판부터 변화의 가능성을 보여줬다.
프로농구 삼성은 지난 4일 결단을 내렸다. 창원 LG에 포워드 이관희(33)와 외국인 선수 케네디 믹스(26)를 내주고 가드 김시래(32)와 외국인 선수 테리코 화이트(31)를 받는 2대2 트레이드를 단행했다. 시즌 종료 후 두 팀 간의 후속 트레이드가 이뤄질 예정인 가운데 가장 눈길을 끈 건 김시래의 삼성 이적이었다.
삼성은 그동안 가드 라인이 빈약해 고민이 컸다. 삼성은 한때 강혁·이정석·주희정·김태술·김승현 등이 거쳐 간 '가드 왕국'이었지만, 최근 몇 년 사이 포지션 전력이 크게 약화했다. 신인 드래프트에서 선발한 가드 자원들은 입단 후 기대만큼 성장하지 못했다. 특히 올 시즌엔 천기범이 입대해 마이너스 요소까지 발생했다.
가드진 약화는 성적으로 직결됐다. 삼성은 올 시즌 경기당 팀 어시스트가 6일 기준 16.1개로 리그 9위. 꼴찌 서울 SK(14.9개)에 간신히 앞선다. 이 부문 1위 고양 오리온(19.3개)과의 격차가 3개 이상이었다. '불혹의 에이스' 김동욱이 경기당 어시스트 2.5개로 팀 내 1위였다. 가드 리딩 능력이 떨어지니 경기당 속공 득점도 6.9점으로 8위(1위 안양 KGC 11.1점)까지 처졌다. 정통 포인트가드 김시래 영입은 삼성의 가려운 부분을 긁어줄 '효자손'에 가까웠다. 김시래는 트레이드 전까지 경기당 12.1득점, 5.7어시스트를 기록했다.
. 김시래는 이적 첫 경기부터 강렬한 임팩트를 보여줬다. 6일 창원 LG전에서 4득점, 8어시스트, 3가로채기로 활약했다. 득점에선 아쉬움을 남겼지만, 기대를 모은 리딩 능력이 명불허전이었다. 8어시스트는 이날 양 팀 통틀어 최다. 삼성은 속공으로만 11득점을 기록해 물 흐르듯이 공격이 전개됐다.
1쿼터 초반 실책 2개를 범했지만, 곧바로 안정감을 찾았다. 47-48로 뒤진 3쿼터 종료 2분 42초 전에는 김진영에게 송곳 패스를 전달해 3점 슛 기회를 만들어 역전을 이끌었다. 65-60으로 앞선 4쿼터 종료 2분 26초 전에는 스틸에 이은 속공 득점으로 점수 차를 벌렸고 67-62로 앞선 1분 16초 전에는 김준일의 쐐기 2점 슛을 어시스트했다.
삼성은 김시래를 영입하며 이관희를 내주는 출혈을 감수했다. 이관희는 트레이드 전까지 경기당 11득점, 3.5리바운드, 2.3어시스트를 기록한 삼성의 간판이다. 뛰어난 쇼맨십으로 많은 팬을 보유한 스타 플레이어지만, 매물로 내놨다. 그만큼 삼성의 가드 보강 의지가 강했다.
김시래 영입 첫 경기부터 달라진 모습으로 잔여 시즌에 대한 기대감을 높였다. 수준급 어시스트 능력을 보유한 김시래. 6위 그룹을 바짝 추격 중인 삼성에는 천군만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