V리그 남자부 KB손해보험 구단은 22일 밤 "소속팀 선수 박진우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았다"고 전했다. 외국인 선수 케이타(KB손해보험)와브루나(흥국생명)가 입국 과정에서 확진 판정을 받은 적은 있지만, V리그 일정을 소화하던 국내 선수가 코로나19에 감염된 사례는 이번이 처음이다.
한국배구연맹(KOVO)은 23일 오전 "연맹 대응 매뉴얼에 따라 V리그 남자부 경기를 2주 동안 잠정 중단하기로 결정했다. 리그 재개여부 및 일정에 대해서는 확진자 규모에 따라 추후 공지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어 "확진 판정을 받은 선수가 최근 출전한 2월 21일 경기(KB손해보험-OK금융그룹)에 참석한 모든 관계자는 즉시 코로나 검사를 받을 예정이며, 방역 당국의 밀접 접촉자 분류에 따라 2차적으로 추가 검사가 진행될 예정이다"고 밝혔다.
V리그는 이미 한 차례 코로나 이슈로 리그 일정 소화를 중단했다. 지난해 12월 26일 안산 상록수체육관에서 열린 OK금융그룹-KB손해보험전에 참여한 중계 스태프(카메라 감독)가 확진 판정을 받았기 때문이다. KOVO는 1월 1일에 회의를 열고, 2~3일 경기 일정을 모두 취소했다. 남녀 13개 구단 선수단과 코치진, 심판진 그리고 연맹과 협력 업체 직원 등 약 1500명이 코로나 검사를 받았다.
첫 번째 중단 때는 추가 확진자가 나오지 않았다. 리그도 바로 재개됐다. 이번에는 상황이 다르다. 선수단과 함께 생활하고 코트에서 뛰는 '선수'가 확진 판정을 받았다. 팀 동료와의 접촉이 잦고, 상대 코트에도 비말이 전파될 수밖에 없다.
V리그는 지난 시즌 완주에 실패했다. 코로나 확산세로 인해 시즌 조기 종료를 결정했고, 5라운드까지 성적으로 순위만 정했다. 플레이오프도 치르지 못했다. 만약 집단 감염으로 확산되고, 리그 중단 기간이 길어지면 또다시 '챔피언'이 가리지 못하고 시즌을 마칠 수도 있다.
V리그는 최근 학폭(학교폭력) 논란에 신음 중이다. 스타 플레이어 이재영-다영 쌍둥이는 소속팀 흥국생명으로부터 '무기한 출장 정지' 징계를 받았다. OK금융그룹 송명근과 심경섭도 잔여 경기 출전을 포기했다. 이상열 KB손해보험 감독은 국가대표팀 코치를 맡던 시절 선수 박철우(한국전력)를 폭행한 전력이 재조명되며 스스로 남은 시즌 경기 출전을 포기했다. 학폭 의혹을 부인했던 박상하는 일부 사실을 인정하고 은퇴를 결정했다.
부정적인 이슈가 끊이지 않는 상황에서 리그마저 중단됐다. 정규시즌 마지막 라운드(6라운드)에 돌입했고, 순위 경쟁도 치열하다. 그러나 배구 팬의 시선과 관심은 점차 멀어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