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포수 권정웅(왼쪽부터)·김민수·김응민. 삼성 제공 삼성은 올 시즌 KBO리그의 다크호스로 꼽히고 있다. 지난해 말 FA(자유계약선수) 대어로 평가받았던 1루수 오재일을 영입했다. 지난해 15승을 따낸 데이비드 뷰캐넌과도 재계약했다. 오승환을 중심으로 톱니바퀴처럼 돌아가는 불펜도 탄탄하다. 하지만 고민이 없는 건 아니다. 포수 포지션에는 아직 변수가 있다.
현재 김도환(21)이 전열에서 이탈했다. 김도환은 삼성의 주전 포수 강민호(36)의 백업 1순위 자원으로 큰 기대를 받아왔다. 그러나 어깨 통증으로 이달 초 재활군으로 내려갔다. 복귀까지 약 3개월 정도의 시간이 필요해 개막전 출전(4월 3일 고척 키움전)이 불발됐다. 최소 4~5월이 돼야 복귀할 수 있어 보인다.
허삼영 삼성 감독은 "포수 포지션은 사실 작년부터 계속 고민한 부분이다. 포수를 (트레이드로) 구하려면 핵심 투수를 줘야 하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실제 삼성은 지난 시즌 지방 A 구단으로부터 백업 포수 트레이드 제의를 받은 바 있다. 강민호의 백업이 필요했던 삼성으로선 솔깃할 수 있었다.
하지만 A 팀이 불펜 투수 B를 대가로 요구해 응하지 않았다. 삼성은 불펜 전력을 유지했지만, 포수 보강엔 실패했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김도환의 부상까지 겹쳐 올 시즌 계획에 변화가 불가피해졌다.
지난해 10월 3일 창원 NC전에 출전한 강민호의 모습. 삼성 제공 강민호의 입지는 여전히 탄탄하다. 국가대표 출신인 강민호는 지난해 119경기에 출전해 타율 0.287, 19홈런, 61타점을 기록했다. 2019년 대비 각종 타격 지표가 상승세로 돌아서며 반등에 성공했다. 그러나 30대 중반의 나이를 고려하면 강민호의 풀 타임 출전은 쉽지 않다. 그의 뒤를 받쳐 줄 백업 자원 발굴이 시급하다.
허삼영 감독은 "배터리 코치(이정식)가 혹독하게 훈련을 시키고 있다. 거기서 희망을 찾아야 하지 않을까 싶다"며 "(외부에서) 보강하는 건 한계가 있어 내부에서 육성해야 한다. 포수들은 (단체 훈련이 끝나도) 따로 남아서 훈련을 많이 한다"며 흡족해했다. 그가 언급한 백업 포수 후보는 권정웅(29), 김응민(30), 김민수(30)다.
세 선수 모두 1군 경험이 많지 않다는 공통점이 있다. 권정웅은 지난해 8월 상무야구단에서 전역해 10월 1군에 등록됐다. 김응민은 2015년 11월 열린 2차 드래프트, 김민수는 2014년 12월 FA 이적한 권혁(당시 한화)의 보상선수로 지명돼 삼성 유니폼을 입었다.
각기 다른 스토리를 가졌다. 개막전에 앞서 열릴 연습경기와 시범경기에서 어떤 활약을 보여주느냐에 따라 '강민호 백업'이 결정될 전망이다. 허삼영 감독은 "제2의 포수 자리가 무주공산이다. 세 선수가 이를 악물고 훈련하고 있으니까 고맙다"고 내부 경쟁을 반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