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여자프로골프협회(KLPGA)가 2일 오전 9시 서울 서초구 호반파크에서 긴급 이사회를 개최한다. 긴급 이사회 개최는 한 회원이 현재 KLPGA 이사이자 KLPGA의 자회사인 한국프로골프투어(KLPGT)를 이끌고 있는 강춘자 대표이사를 둘러싼 아파트 특혜분양 의혹을 제기한 데서 발단이 됐다. 호반건설이 2017년 8월 경기도 성남시 고등동에 분양한 호반써밋 판교밸리 아파트를 강 대표이사가 분양 받는 과정에서 특혜가 있었다는 주장이다. 호반써밋 판교밸리는 2017년부터 2019년까지 호반건설이 시공한 아파트다. 당시 총 768세대 중 무주택자·신혼부부 등에 대한 특별 공급분 250세대를 제외한 518세대를 일반 분양했다. 청약 경쟁률은 110.78㎡(이하 전용면적, 약 33평) 21.18대 1, 112.03㎡ 28.47대 1에 달했다. 강 대표이사는 이 중 110.78㎡형을 분양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사회에 문제를 제기한 회원은 강 대표이사가 KLPGA 김상열 회장이 운영하고 있는 호반건설로부터 특혜를 받았다고 주장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를 통해 적어도 2배 수준의 시세차익을 봤다는 주장이다. 2017년 당시 호반써밋 판교밸리 110.78㎡형의 분양가는 평균 6억1610만원이었지만, 현재 시세는 13억원이 넘는다. 강 대표이사는 의혹이 일자 호반건설의 보유분을 김상열 회장으로부터 받았다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일부 대의원 서명으로 긴급 이사회 개최 요구가 일자 미계약분을 합법적으로 분양 받았다고 입장을 바꾼 것으로 전해졌다.
본지가 당시 입주자 모집공고 자료를 검토한 결과 호반써밋 판교밸리의 청약은 1)무주택자 2)성남시 거주자 등을 대상으로 했다. 청약 당첨자를 대상으로 우선 계약한 후 미계약 세대가 발생하면 일반 공급 세대의 20%인 예비 당첨자 중에서 순번에 따라 분양했다. 그러고도 잔여 세대가 남을 경우 자격 제한 없이 건설사가 임의 분양할 수 있도록 했다. 강 대표이사가 주장하는 미계약분의 합법적 분양은 이를 염두에 둔 것으로 보인다. 건설사 임의 분양분을 받았으니 법적으로는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다.
그러나 문제를 제기한 회원측은 법적으로도 문제가 있다고 보고 있다. 당시 청약 경쟁률이 평균 25대 1이 넘었고, 예비 당첨자만도 일반 공급 세대(518세대)의 20%인 100세대가 넘었는데 미계약분이 나온다는 게 불가능하다는 입장인 것으로 전해졌다.
통상적으로는 예비 당첨자 중에서도 미계약분이 발생할 수 있기 때문에 강춘자 대표이사가 법적으로는 문제가 없을 수 있다. 다만 도덕적으로는 자유롭지 않을 수 있다. 호반써밋 판교밸리 분양 당시 김상열 호반건설 회장은 KLPGA 회장, 강춘자 대표이사는 KLPGA 수석부회장이라는 업무적 특수 관계가 있었기 때문이다. KLPGA의 한 대의원은 “협회 임원이 되면 아파트를 분양 받을 자격이 생기는 건가?”라고 반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