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준영은 NC가 공을 들여 키우는 선수다. 주 포지션이 유격수여서 '손시헌의 후계자'로 불린다. 손시헌 NC 2군 수비코치는 1군 통산 1559경기를 뛴 베테랑. 두산과 NC의 주전 유격수로 활약한 뒤 2019년 은퇴했다. 박준영은 손시헌의 현역 시절 등 번호 13번을 이어받았다. 그만큼 팀에서 거는 기대가 크다. 트레이드 제안이 들어와도 지켰다.
2군(퓨처스)에선 검증이 끝났다. 박준영은 지난해 2군 55경기에 출전해 타율 0.295(200타수 59안타), 4홈런, 33타점을 기록했다. 4월 소집해제 후 곧바로 팀에 합류해 적응했다. 시즌 막판 타격 슬럼프 영향으로 성적이 하락했지만, 한때 3할 중반대 고타율을 유지했다. 5월 월간 타율이 0.369(65타수 24안타).
그러나 1군 벽은 높았다. 시즌 중후반 1군에 등록돼 경기를 뛰었으나, 타율이 0.152(46타수 7안타)로 바닥을 쳤다. 삼진(17개)과 볼넷(2개) 비율도 좋지 않았다.
올 시즌 연습경기에서도 부진이 이어지고 있다. 15일까지 7경기에 출전해 타율이 0.150(20타수 3안타)이다. 삼진은 7개로 팀 내 1위. 연습경기라고 해도 과정과 결과가 모두 기대 이하다. 스트라이크존 바깥쪽 코스를 무리하게 타격하다 아웃되는 등 무기력한 모습이 반복된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수비까지 불안하다.
이동욱 감독은 "안됐던 걸 만회하려고 하니까 그렇다. 잘할 수 있는 걸 해야 한다"며 "파울이 나오니까 볼카운트가 몰릴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하지만 크게 개의치 않는다. 이동욱 감독은 "좋은 점을 갖고 있으니까 경기를 뛰는 거다. 계속 보고 있다. 실패하면 다시 준비하면 된다. 실패 없이 성공할 수 없다"고 자신감을 심어줬다.
박준영은 2016년 1차 지명으로 입단해 곧바로 '투수'로 데뷔했다. 당시 김경문 감독이 대성할 재능이 충분하다며 기회를 줬다. 신인으로선 파격에 가까웠다. 그러나 2016년 9월 팔꿈치 수술을 받은 뒤 타자로 전향했다. 2018년 4월 현역 입대 후 수술 이력 때문에 사회복무요원으로 전환했고, 지난해 4월 소집해제 됐다. '타자' 박준영이 1군 투수 공을 쳐볼 기회는 사실상 없었다. 지난해 잠깐 1군에 등록됐을 때를 제외하면 올해 연습경기를 통해 1군 투수 공을 눈에 익히고 있다.
현재 기록에는 큰 의미를 부여하지 않는 이유다. 조급하지 않게 박준영의 성장을 기다린다. NC는 1군 주전 유격수 노진혁이 지난해 개인 한 시즌 최다인 홈런 20개를 때려냈다. 박준영에게 시간을 더 줄 여유가 충분하다.
이동욱 감독은 "투수들의 공을 쳐보면서 본인도 느꼈을 거다. 감독과 코치, 데이터 팀에서 어떤 얘길 해도 선수가 소화할 수 없다면 죽은 정보고, 죽은 코칭이다. 선수 본인이 가장 잘 안다. (연습경기) 한 타석 한 타석이 굉장히 좋은 시간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