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은행이 플레이오프 전적을 원점으로 만들었다. KOVO 제공 IBK기업은행이 플레이오프(PO) 벼랑 끝에서 반격에 성공했다.
IBK기업은행(이하 기업은행)은 22일 화성 실내체육관에서 열린 흥국생명과의 2020~21 도드람 V리그 여자부 플레이오프(PO) 2차전에서 세트 스코어 3-1(25-6, 25-14, 20-25, 27-25)로 승리했다. 시리즈를 3차전까지 끌고 갔다.
1·2세트는 기업은행이 잡았다. 1세트는 경기력 차이가 컸다. 기업은행이 25-6, 무려 19점 차로 잡았다. 기업은행이 20점을 돌파하는 동안 흥국생명은 6득점에 그쳤다. 1차전에서 불안한 리시브로 고전했던 표승주는 디그·오픈 공격 그리고 서브 득점까지 해내며 반등 의지를 드러냈다. 22-6에서는 흥국생명 추격 불씨를 소멸시키는 오픈 공격도 성공 시켰다.
2세트도 기업은행이 10점 차로 앞섰다. 기업은행은 6점 앞선 채 10점에 진입했고, 레프트 김주향과 라자레바가 꾸준히 득점을 해내며 점수 차를 벌렸다. 기업은행은 2세트도 꾸준히 9~10점 차 리드를 유지했다. 라자레바의 오픈 공격이 성공하며 20-10, 10점 차 리드를 잡고 2세트 후반을 맞이했고, 이후 추가 4점만 내주며 25-14, 9점 차로 2세트를 마무리했다.
기업은행은 3세트를 내줬다. 김우재 기업은행 감독은 주전급 선수들의 체력 관리를 도모했다. 14-15, 1점 뒤진 상황에서도 주전 센터 김수지를 빼고 박민지를 투입했다. 20점대 진입을 앞둔 상황에서도 주전 세터 조송화 대신 김하경을 투입했다. 3세트는 20-25로 내줬다.
기업은행은 4세트. '잔' 범실이 많이 나왔다. 4-6으로 뒤진 상황에서 김주향이 상대 코트로 넘겨야 하는 공을 라인 밖으로 보냈다. 라자레바가 분전했지만 2~3점 차 리드를 허용하는 양상이 이어졌다. 흥국생명은 김연경의 분전이 두드러지지 않은 상황에서도 기업은행의 자멸로 리드를 유지했다. 3세트는 25-20으로 잡았다.
기업은행은 김주향과 표승주가 4세트 공격을 주도하며 분전했다. 그러나 접전 승부가 이어졌고, 김연경에게 거듭 득점을 허용했다. 1~2점 차 박빙 상황에서 범실이 나오며 기세를 내줬다. 11-13에서는 김미연에게 오픈 공격을 허용했다. 주포 라제레바는 11-14에서 오픈 공격을 블로킹 당하기도 했다.
분위기가 넘어갔다. 흥국생명은 김미연이 속공까지 가세하며 득점을 해냈다. 그러나 먼저 두 세트를 따낸 기업은행은 여유가 있었다. 19-20, 1점 뒤진 상황에서 상대 오픈 공격을 가로막으며 20-20 동점을 만들었고, 김연경에게 오픈 공격을 허용하며 리드를 빼앗겼을 때도 라자레바의 공격이 막힌 상황에서 표승주가 리턴 오픈 공격을 해내며 동점을 만들었다.
4세트는 듀스 승부였다. 24-24에서 긴 랠리 끝에 김희진이 퀵오픈 득점을 해내며 1점을 앞서 나갔지만, 이어진 상황에서 김미연이 오픈 공격을 성공했다. 승부는 한 끗 차로 갈렸다. 2년 차 박현주의 범실로 25-24로 앞선 기업은행은 이어진 수비를 침착하게 성공한 뒤 표승주가 오픈 공격에 성공하며 긴 승부에 마침표를 찍었다.
정규시즌 3위 기업은행이 2위 흥국생명을 잡고 플레이오프를 3차전까지 끌고 갔다. 흥국생명은 김미연과 브루나가 두 자릿수 득점을 해내며 약점으로 지적된 '원맨팀' 양상을 타파했다. 그러나 결정력은 부족했다. 벼랑 끝에 몰린 상황. 김연경의 공격 점유율을 높이는 게 더 좋은 결과를 낼 수 있다는 '합리적' 의구심이 생긴 상황이다. 박미희 흥국생명 감독의 고민이 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