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은 지난 21일 수원월드컵경기장에서 펼쳐진 '하나원큐 K리그1(1부리그) 2021' 6라운드 수원 삼성과 경기에서 2-1 역전 승리를 거뒀다. 기성용은 0-1로 뒤지던 전반 추가시간 동점골을 터뜨렸다. 아크 중앙에서 강력한 오른발 중거리 슈팅으로 수원 골망을 흔들었다. 이어 후반 35분 박정빈이 역전골을 넣으며 서울의 역전승이 완성됐다. 서울은 4승2패를 기록하며 리그 2위까지 뛰어올랐다.
4라운드 인천 유나이티드전(1-0 승) 1골을 넣은 뒤 5라운드 광주 FC전(2-1 승)에 이어 '슈퍼매치'까지 골사냥에 성공한 기성용이다. 벌써 3골. 리그 득점 공동 2위다. 1위는 전북 현대 공격수 일류첸코의 4골. K리그에서 기성용이 한 시즌 최다골을 기록한 건 2008년과 2009년 4골이다. 벌써 K리그 개인 시즌 최다골에 근접했다.
기성용의 포지션은 중앙 미드필더. 많은 골을 넣을 수 있는 포지션이 아니다. 그런데도 기성용이 올 시즌 득점력을 과시할 수 있는 이유가 있다. 서울의 전술 변화가 있었다. 박진섭 서울 신임 감독은 기성용을 원래 자리에서 더 올려 공격적으로 활용하고 있다. 팔로세비치가 후방으로 빠져 지원을 해주고 있고, 또 뒤에서 오스마르가 든든히 버텨주고 있다. 두 외인은 기성용이 적극적으로 공격할 수 있게 만들어주는 전술적 지원군이다. 수원전 승리 후 박진섭 감독은 "팔로세비치가 후방에서 경기를 풀어가면서 기성용이 전방으로 올라갔다. 두 선수가 번갈아 전방으로 이동하면서 기회가 생겼고, 기성용에게 중거리슛 기회가 왔다"고 기성용 득점 장면을 설명했다.
더욱 큰 이유, 기성용 스스로 변화를 선택했다. 기성용하면 떠오르는 첫 번째 이미지는 '택배 크로스'다. 후반에서 전방으로 찌르는, 일명 '대지를 가르는 패스'는 기성용의 전매특허라 할 수 있다. 지난 2라운드 수원 FC와 경기에서 나상호에게 찔러준 패스가 대표적이다. 기성용이 가진 최대 장점이지만 패스 하나로 자신의 이미지가 고착화되는 걸 원하지 않았다. 기성용도 공격을 잘하고, 골도 잘 넣을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고 싶었다. 패스만 잘한다는 편견을 기성용이 스스로 깨부수고 있는 것이다. 3경기 연속골이 나올 수 있었던 배경이다.
수원전 승리 후 기성용은 "기성용이라는 선수가 후방에서만 패스를 잘 할 수 있다고 많은 분들이 생각을 하는 것 같다. 스스로 변화를 줘야 한다고 생각을 했다. 개인적으로 공격 작업, 공격에 올라가서 플레이하는 것도 좋아한다"며 "기회가 되면 올라가서 공격을 하는 게 전술적으로도 필요한 부분이다. 내가 공격적으로 나서면 상대도 헷갈릴 수 있다. 후방에서 패스를 넣어주는 것도 필요하고, 올라가서 중거리 슈팅을 하는 것도 필요하다"고 밝혔다. 이어 "축구 선수라면 골이 들어가면 좋다. 골을 넣는다는건 나에게 자신감을 주고, 팀에게도 자신감을 준다. 앞으로도 계속 공격적인 역할을 할 것이다. 자신있다"고 덧붙였다.
골맛에 흠뻑 빠진 기성용은 '커리어 하이'에 도전장은 내밀었다. 꿈의 '두 자릿 수' 득점이다. K리그에서 시즌 최다골은 4골이지만 잉글랜드에는 달랐다. 2014~15시즌 프리미어리그 스완지 시티 소속으로 8골을 넣은 경험이 있다. 기성용은 "지금 3골을 넣었고, 올 시즌 5골 이상 넣고 싶은 마음이 있다. 7골, 10골까지 가면 좋을 것이다. 내 커리어에서 가장 많은 골이 영국에서 8골이다. 이것을 넘긴다면 의미가 클 것이라 생각한다. 시즌은 아직 많이 남아있다"고 의지를 드러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