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9일(한국시간) 메이저리그(MLB) 공식 홈페이지 MLB닷컴에 따르면 마이크 실트 세인트루이스 감독은 다음 달 2일 신시내티와의 정규시즌 개막전 엔트리(26명)를 투수 13명, 야수 13명으로 구성한다고 결정했다. MLB닷컴은 '투수 김광현(허리)과 마일스 마이콜라스(어깨), 외야수 해리슨 베이더(팔뚝)를 부상자명단(IL)에 올릴 예정'이라고 밝혔다.
김광현은 지난 28일 마이애미와의 시범경기 등판에서 2이닝 3피안타 2실점을 기록한 뒤 "허리 부상 때문에 모든 게 싫었다. 사흘 정도 아무것도 못하고 누워있었다"며 "허리 숙이는 게 힘들어서 (수염을) 길렀다"며 덥수룩한 수염을 보여줬다.
실트 감독은 "선발진 복귀를 준비 중인 김광현을 불펜으로 쓰는 건 다른 투수들에게 공정하지 않다"고 밝혔다. 실트 감독이 결정한 선발 로테이션은 잭 플래허티, 아담 웨인라이트, 카를로스 마르티네스, 다니엘 폰세 데 레온, 존 갠트 순이다. 여기에 앤드류 밀러, 조던 힉스, 알렉스 레이예스를 비롯한 불펜 투수 8명이 개막전 엔트리에 포함됐다.
충분히 예상된 결과다. 김광현은 올 시즌 시범경기 3경기(2선발)에 등판해 1패 평균자책점 16.20으로 부진했다. 허리 부상으로 공백기를 갖는 등 컨디션이 들쭉날쭉했다. 그 결과 개막전 엔트리가 아닌 IL에 올라 시즌을 맞이하게 됐다. 전망은 부정적이지 않다. MLB닷컴은 '김광현은 조만간 돌아올 수 있지만 마이콜라스는 훨씬 그 뒤가 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양현종(33·텍사스)의 개막전 로스터 진입도 불투명하다. 그는 30일 오전 9시 5분 밀워키와의 시범경기에 세 번째 투수로 등판할 예정이다. 이 경기 결과가 양현종의 MLB 진입을 결정할 거로 보인다.
1년 전 빅리그 계약을 한 김광현과 달리 양현종은 올 시즌을 앞두고 텍사스와 스플릿 계약(MLB와 마이너리그에 있을 때 연봉이 다른 계약)했다. 초청 선수 신분으로 MLB 시범경기에 뛰는 그는 4경기 9⅓이닝 동안 11피안타 10탈삼진 4실점(평균자책점 3.86)으로 무난한 성적을 올렸다. 홈런 1개를 내주는 동안 사사구는 하나도 허용하지 않았다.
텍사스는 29일까지 스프링캠프지인 애리조나에서 훈련하고, 30일부터 홈구장 글로브라이프필드로 옮긴다. 정규시즌 개막을 눈앞에 두고도 크리스 우드워드 텍사스 감독은 개막 로스터를 확정하지 않았다. 현지 언론은 "텍사스가 26명 개막 로스터 중 25명을 확정하고, 마지막 한자리 주인공을 놓고 고민 중이다"라고 전했다.
이 한자리를 양현종이 노리고 있다. 텍사스가 '야수 13명, 투수 13명'으로 개막전 로스터를 구성하면 양현종은 마이너리그에서 개막을 맞이한다. 투수를 14명으로 늘리면, 양현종과 헌터 우드, 루이스 오티스와 경쟁한다.
MLB 계약을 보장받지 않은 양현종으로서는 개막 엔트리에 들지 못하면 김광현보다 더 오래 기다릴 가능성이 크다. 양현종의 계약 내용을 보면 빅리그에 진출하면 보장 연봉 130만 달러를 받고, 성적에 따라 보너스 55만 달러를 추가로 받을 수 있다. 그러나 마이너리그에서 시즌을 시작하면 MLB 승격 기회를 얻을 때까지 꽤 오랜 시간이 걸릴 수도 있다.
양현종은 지난 25일 인터뷰에서 "캠프 기간 아프지 않았던 게 가장 좋았다. (개막전 로스터에) 들어가고 싶지만, 코치진의 결정에 맡겨야 할 것 같다"며 "보직은 크게 상관없다. (선발이 아닌) 불펜 투수라면 그 위치에 맞춰서 경기를 준비하면 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