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민호 백업 자리를 놓고 스프링캠프 경쟁을 펼친 김민수(왼쪽부터)·김응민·권정웅. 삼성 제공 백업 포수 확정.
삼성의 올 시즌 스프링캠프 최대 과제였다. 경쟁률은 3대1. 김응민(30), 권정웅(29), 김민수(30)가 강민호 백업 자리를 놓고 경쟁했다. 캠프 초반 변수가 발생했다. 청소년대표 출신이자 팀 내 유망주 김도환(21)이 어깨 부상으로 이탈한 것. 팀으로선 악재였지만, 다른 세 선수에겐 백업 포수가 될 가능성이 조금 더 커진 계기였다. 허삼영 삼성 감독은 "제2의 포수 자리가 무주공산이다. 세 선수가 이를 악물고 훈련하고 있으니까 고맙다"고 내부 경쟁을 반겼다.
세 선수 모두 사연이 다양하다. 김응민과 김민수는 삼성이 친정팀이 아니다. 김응민은 2010년 육성선수로 두산 유니폼을 입은 뒤 2015년 11월 2차 드래프트 때 삼성으로 이적했다. 김민수는 2014년 신인 드래프트 2차 2라운드 한화 지명을 받았다. 곧바로 1군에 데뷔했지만, 2014년 12월 FA(자유계약선수)로 이적한 투수 권혁의 보상선수로 사자군단에 합류했다. 권정웅만 2015년 신인 드래프트에서 2차 6라운드에 지명돼 줄곧 삼성 유니폼을 입고 있다.
셋 다 상무야구단을 거쳤다는 공통점이 있다. 좀처럼 1군 백업으로 올라서지 못했다는 점까지 닮았다. 백업 포수 자리가 공석인 올해 스프링캠프는 기회의 장이었다. 권정웅은 "(1군에서) 자리를 잡아야 한다. 기회가 될 수 있는 시즌이라고 생각해 열심히 준비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김민수도 "1군에 남기 위해 작년보다 더 열심히 준비하고 있다. 셋 모두 잘하고 있기 때문에 누가 마무리를 잘하느냐에 따라서 1군에 남을 선수가 정해질 것 같다"고 말했다. 김응민은 "1군 진입은 아직 멀었다. 부족하고 갈 길이 멀다"며 몸을 낮췄다.
백업 경쟁을 펼치는 삼성 포수 권정웅(왼쪽부터)·김민수·김응민. 삼성 제공 어필하는 포인트는 다르다. 김응민의 자신의 장점으로 투수 리드와 경기 운영, 블로킹을 언급했다. 김민수는 도루 저지 능력과 수비적인 부분. 권정웅은 안정적인 경기 운영을 꼽았다. 감독의 눈도장을 찍으려면 단점을 보완하는 게 무엇보다 중요하다. 김민수는 "타격이 너무 약하다. 실전에서 상대하는 투수들은 (2군 투수들과) 다르기 때문에 이 부분을 신경 써서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권정웅은 "2루 송구를 보완하고 있다. 실전에서 더 활용할 수 있게 이정식 배터리 코치님과 많은 준비를 하고 있다. 투수들을 대하는 유연함도 필요한 것 같다"고 했다. 김응민은 "2루 송구를 빠르고 간결하게 하기 위해 신경 써 준비하고 있다"고 밝혔다.
연습경기에서 가장 두각을 나타낸 선수는 김응민이었다. 6경기 타율 0.455(11타수 5안타)로 맹타를 휘둘렀다. 하지만 최근 옆구리 부상을 이유로 잠시 잔류군으로 내려갔다. 그 사이 김민수와 권정웅이 시범경기 출전 시간을 양분했다. 일단 개막전 엔트리엔 김민수가 이름을 올릴 전망. 김응민이 복귀한다면 다시 백업 포수 경쟁은 3파전으로 진행될 예정이다. 개막전 엔트리와 별개로 시즌 내내 강민호 백업 자리는 경쟁 구도로 전개될 가능성이 크다.
누구에겐 작을 수 있는 1군 백업 자리. 세 선수에겐 잡힐 듯 잡히지 않는 야구 인생 최대의 목표다. 그들은 "1군 엔트리 진입이 목표다. 부상 없이 건강하게 작년보다 더 잘하고 싶다"고 입을 모아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