준플레이오프 승리를 이끈 OK금융그룹 펠리페. [연합뉴스]코트 위의 전사 펠리페 알톤 반데로(33·브라질)가 OK금융그룹을 봄 배구로 이끌었다.
OK금융그룹은 4일 경기도 의정부체육관에서 열린 도드람 2020~2021 V리그 남자부 단판 준플레이오프(준PO) 경기에서 KB손해보험을 세트 스코어 3-1(25-20, 16-25, 25-20, 25-19)로 이겼다. OK금융그룹은 우리카드와 PO(3전2승제)에서 맞붙는다.
역시 OK금융그룹의 해결사는 주포 펠리페(22점, 공격성공률 55.6%)였다. 펠리페는 1세트엔 4득점, 2세트엔 1득점에 그쳤다. 그러나 3세트부터 상대의 블로킹 벽을 뚫어내면서 득점을 쌓아올렸다. 경기 내내 동료들을 독려하는 열정도 빼놓을 수 없었다. 경기 뒤 펠리페는 "앞으로 나갈 수 있어서 너무 좋다"고 소감을 밝혔다.
펠리페의 강타 (의정부=연합뉴스) 김병만 기자 =4일 경기도 의정부체육관에서 열린 프로배구 남자부 준플레이오프 OK금융그룹-KB손해보험 경기에서 OK금융그룹 펠리페가 득점하고 있다. 2021.4.4 kimb01@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OK금융그룹은 마지막 정규시즌 경기에서 1위를 확정지은 대한항공에 패해 자력 진출 기회를 놓쳤다. 다행히 한국전력이 우리카드에 패해 마지막 봄 배구 티켓을 따냈다. 펠리페는 "시즌 내내 팀이 업다운이 심했다. 마지막 경기를 졌을 땐 화가 났다. 그래도 성장할 부분을 많이 찾았고, 승리해 다시 기회를 만들어 좋다"고 했다.
OK금융그룹은 냉정하게 화력으론 KB손해보험에 밀린다. 득점 1위에 빛나는 케이타가 KB에 있기 때문이다. 석진욱 감독도 어떻게든 펠리페를 케이타와 맞붙지 않게 하기 위해 로테이션을 연구했다. 3세트까진 잘 되기도 했다. 그러나 마지막 4세트에선 정확하게 세 번 맞물려 돌아갔다. 그러나 펠리페는 정면 승부에서도 득점을 척척 올렸다.
특히 이날 경기에선 펠리페의 아내와 아들이 경기장을 찾았다. 펠리페는 "아들 베르나르도가 아버지가 어떤 일을 하는지 알아가고 있다. 그래서 더 기쁘다"고 했다.
펠리페는 한국전력-KB손해보험-우리카드를 거쳐 벌써 네 시즌째 한국에서 뛴다. 어지가한 말은 다 알아듣고, 한식도 곧잘 먹는다. 선수들도 외국인선수 같지 않다고 할 정도다. 특히 젊은 선수들이 많은 OK금융그룹에선 리더 역할도 한다.
펠리페는 "4세트 들어가기 전 선수들에게 '바이킹 이야기를 아느냐. 바이킹은 잃을 게 없는 사람이다. 이기지 않으면 죽는다. 아무 것도 남기지 않고 모든 것을 쏟아낸다. 우리도 바이킹처럼 모든 것을 쏟아내자'고 했다"고 했다. 그는 지난시즌까지 뛰었던 우리카드와 경기에서도 바이킹이 되어 싸우겠다고 했다.
포효하는 펠리페 (의정부=연합뉴스) 김병만 기자 =4일 경기도 의정부체육관에서 열린 프로배구 남자부 준플레이오프 OK금융그룹-KB손해보험 경기에서 승리한 OK금융그룹 펠리페가 선수들과 기뻐하고 있다. 2021.4.4 kimb01@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펠리페에게 남은 부담은 딱 한 가지다. 바로 체력이다. OK 선수들은 KB손해보험과 경기 이후 본의 아니게 선수단 전원이 자가격리를 해야 했다. 석진욱 감독은 "그 전까지 몸상태가 좋았는데, 자가격리 이후 펠리페의 컨디션이 떨어졌다"고 했다. 30대 중반의 적지 않은 나이도 무시할 수 없다. 시즌 종반엔 경기 간격도 좁다. 1일 정규시즌 최종전을 치른 데 이어 4일 준PO, 6일과 7일엔 PO 1·2차전까지 연전으로 치른다. 체력에 대한 질문을 던지자 펠리페는 한국말로 대답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