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론토 마운드에 등장한 또 한 명의 '파이어볼러'가 국내 야구팬에 설렘을 주고 있다. 주인공은 줄리안 메리웨더(29)다.
메이저리그 공식 홈페이지 MLB.com은 13일(한국시간) 개막 초반 '놀라움을 주고 있는 각 팀(30개 구단) 선수'를 꼽았다. 류현진의 소속팀 토론토에서는 메리웨더가 가장 눈길을 끄는 선수로 꼽혔다. MLB.com은 "메리웨더는 자신이 잡은 아웃카운트(9개) 중 절반 이상을 삼진으로 잡아냈다. 더 많은 기회가 주어질 수 있는 팀(토론토)에서 마무리 투수 임무를 맡았다"고 전했다.
메리웨더는 류현진이 2021시즌 첫 등판에 나선 2일 뉴욕 양키스전에서 강한 인상을 남겼다. 토론토가 3-2로 앞선 연장 10회 말 조단 로마노와 교체돼 마운드에 올랐고, 애런 힉스·지안카를로스탠튼, 글레이버 토레스를 모두 삼진으로 잡아냈다. 힉스와 스탠튼은 모두 3구 삼진. 최고 구속은 시속 159.1㎞까지 찍혔다. 개인 통산 첫 세이브였다. 메리웨더는 5일 양키스전에서도 3-1로 앞선 9회 말 등판해 깔끔하게 세 타자를 처리하며 세이브를 올렸다. 이 경기 최고 구속은 100.4마일(시속 161.4㎞)까지 찍혔다.
토론토는 마무리 투수로 쓰기 위해 영입한 커비 예이츠가 시범경기 중 팔꿈치 부상을 당해 이탈했다. 토론토는 지난해도 클로저였던 켄 자일스가 개막 한 달 만에 팔꿈치 통증으로 이탈하며 뒷문이 흔들린 바 있다. 메리웨더는 이런 상황에서 강속구를 앞세워 토론토의 부상 변수를 지워줬다.
메리웨더는 2014년 신인 드래프트 5라운드에 클리블랜드의 지명을 받았다. 2018시즌 중반 토론토가 간판타자였던 조쉬도날드슨을 트레이드하며 그를 데려왔다. 빅리그 데뷔는 지난해였다. 그사이 팔꿈치 인대 접합 수술을 받고 재활을 했다. 2020시즌 성적은 8경기(13이닝) 평균자책점 4.15. 올해 시범경기에서는 2경기에 등판해 2이닝 무실점을 기록했다. 찰리 몬토요 토론토 감독은 2021시즌 26인 메이저리그(MLB) 로스터 구성을 고민했고, 양키스와의 개막전을 하루 앞두고 메리웨더를포함시켰다.
토론토는 네이트 피어슨, 알렉 마노아 등 젊은 파이볼러를 다수 보유하고 있다. 메리웨더도 그중 한 명이다. 토론토 불펜진 전력은 '코리안 빅리거' 류현진의 성적에 영향을 미친다. 그래서 국내 야구팬도 메리웨더의 등장을 반기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