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이저리그(MLB) 애틀란타 브레이브스에서 전성기를 보낸 그렉 매덕스(Greg Maddux)는 특별한 선수였다. 4년 연속(1992~95) 내셔널리그 사이영상에 빛나는 그는 빅리그에서 5008⅓이닝을 던져 평균자책점 3.16을 기록했다. 매덕스가 거둔 355승 중에서 완투승이 109번이었다. 그중 완봉승이 무려 35번. 이외에도 17년 연속 15승 이상과 14년 연속 200이닝 이상을 던지는 등 그가 달성한 기록은 눈이 부실 정도다.
매덕스의 이런 기록이 더욱 더 대단한 이유는 MLB에 스테로이드 약물을 복용한 강타자들이 득실거리던 시대에 이루어졌다는 것이다. 그의 성공 비결은 과연 무엇이었을까? 사람들은 흔히 스트라이크 존을 6개 구역으로 나눠서 던질 수 있었던 매덕스의 제구력 덕분이라고 말한다.
매덕스는 “I could probably throw harder if I wanted, but why(원하면 더 세게 던질 수 있지만, 왜 그래야 하죠)? When they're in a jam, a lot of pitchers…, try to throw harder(많은 투수가 위기에 몰렸을 때 더 세게 던지려고 합니다). Me, I try to locate better(저는 제구에 더 신경을 쓰죠).”
Jam이란 단어는 야구에서 여러 가지 뜻을 가지고 있다. 투수는 종종 타자 몸쪽에 바짝 붙는 공을 던진다. 이런 경우 타자는 배트에 공을 정확히 맞히는 스윙을 하기 어려운데, 이를 “The pitcher jammed the batter(hitter)”라고 표현한다.
주자가 스코어링 포지션에 나가 있는 상황에서 강타자가 나올 경우, 한마디로 투수가 위기에 몰렸을 경우에는 "The pitcher is in a jam."라고 말한다. 또는 모든 베이스에 주자가 있을 때도 “The bases are jammed(loaded, full)”라고 표현한다.
매덕스가 던지는 공의 위력은 대단했다. 그는 이렇게 말했다. “I try to do two things: locate my fastball and change speeds. That's it(저는 두 가지를 하려고 노력하죠. 직구를 제구하려 하고, 구속에 변화를 줍니다. 그게 다예요). I try to keep as simple as possible(가능한 한 단순하게 하려고 합니다).”
‘as simple as possible’은 ‘최대한 간단하게’라는 뜻이다. ‘as ~ as possible’은 ‘가능한 한 ~ 하게’로 널리 쓰이는 표현이다. 대표적인 예가 ‘as soon as possible(가능한 한 빨리)’인데, 흔히 이를 asap 혹은 ASAP로 줄여 쓴다. 발음하려면 asap를 단어처럼 읽어서 ‘에이셉’이라고 하거나, 알파벳 스펠링을 하나하나 그대로 읽어서 ‘에이 에스 에이 피’라고도 한다.
제구력 외에도 매덕스는 공의 스피드에 변화를 줘 타자를 상대했다. 즉 오프스피드 피치(off-speed pitch, 직구보다 느린 공을 의미)를 사용했다는 말이다. 오프스피드 피치는 크게 브레이킹 볼(breaking balls, 커브, 슬라이더 등)과 체인지업(changeups)으로 나누어진다.
매덕스는 부상 위험이 높은 브레이킹 볼은 거의 안 던졌다. 그는 대신 엄청난 무브먼트를 가진 변형된 직구인 투심 패스트볼과 체인지업을 원하는 곳에 던져 최고 투수의 자리에 올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