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지현(50) 감독이 개막 2주 돋안 보여준 LG의 경기력을 총평했다. 선발진을 정상적으로 가동할 수 없는 상황에서 잘 버텨냈다고 본다.
LG는 지난주까지 치른 13경기에서 8승5패(승률 0.615)를 기록하며 NC와 리그 공동 1위를 지켰다. 4일 열린 NC와의 개막전에서 2-1로 신승을 거뒀고, 이어진 KT·SSG·키움과의 3연전에서 모두 우세 시리즈를 거뒀다. 그러나 단독 1위(7승3패) 자리에서 상대한 '잠실 라이벌' 두산과의 지난 주말 3연전에서 2패(1승)를 당하며 상승세가 한풀 꺾였다.
외국인 투수 케이시 켈리와 앤드류 수아레즈의 컨디션은 매우 좋다. 문제는 국내 선발진. 2020시즌 '10승 투수' 임찬규가 컨디션 난조를 보이며 개막 로테이션에 합류하지 못했다. 데뷔 2년 차를 맞이한 이민호도 허리 부상 탓에 개막 준비가 늦었다. 내야수 양석환을 두산에 내주고 영입한 좌완 함덕주도 몸 상태가 썩 좋은 편은 아니었다.
이런 상황에서 리그 1위를 지켰다. 불펜의 힘이다. 특히 필승조가 '지키는 야구'를 실현했다. 마무리 투수 고우석은 시속 150㎞대 중반까지 찍히는 강속구를 앞세워 5세이브를 거뒀다. 평균자책점은 0.00. 셋업맨 정우영과 김대유도 각각 5홀드를 기록했다. LG는 지난주까지 1점 차 승리만 4번이다.
류지현 감독은 "사실 개막 전에 첫 13~14경기에서 어려움이 있을 것 같았다. 이민호와 임찬규가 선발로 나설 상황이 아니었다. (NC·KT·키움 등) 2020시즌 강팀들을 연달아 만나는 상황이었다. 이런 상황에서 중간과 마무리가 잘 해줬다. 걱정보다는 잘했다"라고 웃어 보였다.
류지현 감독은 마운드 운영에 어려움을 토로했다. 이민호와 임찬규가 복귀해 첫 등판을 치렀지만, 아직 투구 수와 이닝 소화 능력은 더 끌어올려야 한다. 그래서 관리를 해주고 있다. 선발 투수가 5이닝 이상 막아주지 못한 경기에서 롱릴리버를 투입하면, 다음 경기에서 가용 가능한 투수가 확 준다. 류 감독은 "한정된 자원으로 9이닝을 채워야 하는 게 어려웠다"고 돌아봤다.
이런 상황에서 젊은 불펜 투수들이 선전하면 개막 초반에 승률 관리를 잘해낼 수 있었다. 류 감독은 재차 불펜진을 향해 고마운 마음을 전했다. 선발진은 곧 정상적으로 운영할 계획이다. 국내 선발 투수들을 향한 평가는 유보했다.
관건은 화력이다. LG 타선은 13경기에서 팀 타율 0.234에 그쳤다. 공격 선봉장(1번 타자) 홍창기를 제외하면 타격감이 뜨거운 타자가 없다. 지난 주말 두산 3연전은 1~3차전 모두 1득점을 기록했다. 3경기 합계 3득점.
류지현 감독은 타선의 선전을 바란다. 20일 잠실 KIA전을 앞두고 공격력 침체에 대해 묻자 "타선이 (지난 15일 키움전에서) 에릭 요키시를 상대로 좋은 모습을 보이긴 했다. 그래도 아직은 마운드 힘으로 버티고 있다"며 공격력 저하를 인정한 류 감독은 "이제부터는 타선 덕분에 승리하는 경기가 더 많아자길 바란다"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