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더나의 코로나19 백신. 미국 모더나 백신의 한국 공급 시기에 대한 관심이 고조되고 있다.
모더나 백신이 정부가 공표한 오는 8월부터 국내에서 위탁생산하는 코로나19 백신일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하지만 21일 업계에서는 의문을 표하고 있다. 지난해부터 정부가 모더나 최고경영자와 화상회의를 지속적으로 하고 있지만 좀처럼 결론이 나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정부는 이미 협의가 끝난 노바백스 백신처럼 '기술이전+위탁생산 카드'로 모더나와 협상하고 있다. 하지만 모더나는 기술이전에 회의적인 시각을 보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 관계자는 이날 통화에서 “협상 테이블에서 우위에 있는 모더나가 계속해서 시간을 끄는 것으로 보인다. 미국에서 코로나 백신 3차 접종이 필요하다는 권고가 나온 가운데 모더나는 급할 게 없는 것 같다”고 분석했다.
모더나 백신은 전 세계적으로 주문이 폭주하고 있는 상황이다. 코로나 백신에 총력을 기울인 덕분에 백신 부족 사태에 천문학적인 수익이 올리고 있다. 그렇다고 코로나 백신을 무한대로 공급해주지 않고 느긋한 전략을 취하고 있다. 미국을 비롯해 스위스, 프랑스, 스페인 등 자회사가 있는 국가 기업들과 위탁생산 파트너십을 체결하고 있다는 점에서도 모더나의 전략을 볼 수 있다.
모더나는 지난 15일 백신데이에서 한국 자회사 설립 가능성에 대해 언급했다. NH투자증권의 모더나 관련 보고서에 따르면 “모더나가 2021년 한국, 일본, 호주 등 3개국에 추가 자회사를 설립해 백신 역량을 강화할 예정”이라고 나와있다.
이 같은 보고서로 인해 위탁생산 기업 후보로 꼽혔던 한미약품과 GC녹십자, 에스티팜의 주가가 급등하면서 큰 관심을 끌고 있다.
이와 관련해 업계 관계자는 이날 “아직 결정된 것이 없다. 계약이 완료되기 전까지 아무 것도 알려줄 수 없다”고 말했다. 정부의 지침대로 백신의 위탁생산에 대해서 철저히 함구하고 있는 모습이다.
모더나의 mRNA(메신저 리보핵산) 백신을 대량 생산할 수 있는 국내 기업은 손에 꼽힌다.
그러나 모더나가 자회사를 설립해 생산 라인을 새로 구축하는 방식을 취한다면 오랜 시간이 걸릴 수밖에 없다. 생산 공정을 구축하고 완제품을 출시하기까지 적어도 1~2년의 시간 소요된다. 급할 것이 없는 입장인 모더나가 충분히 취할 수 있는 전략으로 보여지고 있다.
정부는 이날 상반기 코로나 백신 물량 도입을 위해 모더나와 협상을 진행하고 있다고 밝혔다. 손영래 중앙사고수습본부 사회전략반장은 “모더나를 비롯해 다른 백신의 상반기 공급 물량에 대해 계속 제약사들과 협상을 하는 중이다. 일부는 상반기에 도입할 수 있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하지만 상반기 도입이 확정된 1800만회분 물량에는 모더나 백신이 포함돼 있지 않다. 홍남기 국무총리 직무대행은 모더나 백신과 관련해 하반기에 도입이 가능할 것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