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는 개막 둘째 주까지 치른 13경기에서 8승5패를 기록하며 NC와 공동 1위를 지켰다. 원동력은 탄탄한 허리진이다. 1점 차 승리만 4번이나 거둘 만큼 '지키는 야구'를 잘 실현했다.
마무리 투수 고우석은 시속 150㎞대 중반까지 찍히는 강속구를 앞세워 5세이브(평균자책점 0.00)를 거뒀고, 우완 사이드암 셋업맨 정우영과 좌완 김대유가 5홀드씩 챙겼다. 류지현 LG 감독도 "개막 초반부터 (NC·KT·키움 등) 2020시즌 강팀들을 연달아 만나는 일정이었다. 내심 걱정했는데 중간과 마무리가 잘 해줬다"라고 돌아봤다.
선발진은 고민이 진행 중이다. 개막 초반 대진운이 좋지 않은 상황에서 정상적인 선발 로테이션조차 가동할 수 없었다. 지난해 10승을 거둔 임찬규는 컨디션 난조로 시즌 준비가 지연됐고, 지난해 '슈퍼 루키' 이민호는 개막을 앞두고 허리 통증이 생겼다. 트레이드로 영입한 좌완 함덕주는 몸 상태가 완벽하지 않았다. 고질적인 허리 부상에 시달려온 정찬헌은 5일 로테이션을 소화할 수 없었다.
임찬규는 지난 13일 고척 키움전에서 복귀전을 치렀다. 3⅓이닝 동안 5피안타 4실점을 기록했다. 투구 수는 67개. 이민호도 18일 잠실 두산전에서 2021시즌 첫 등판에 나섰다. 3⅓이닝 6실점을 기록했다.
류지현 감독은 첫 등판 성적은 신경 쓰지 않는다. 임찬규와 이민호가 선발 임무를 수행할 수 있는 몸을 만드는 게 우선 과제라고 생각한다. 18일 두산전에서도 난조를 보인 이민호를 바로 강판시키지 않았다. 첫 등판에서 계획한 투구 수(70~80구)를 채울 수 있도록 유도했다.
지난주까지 LG 선발진이 기록한 경기당 선발투구이닝은 4⅓이닝. 10개 구단 중 8위였다. 류지현 감독은 "선발 투수가 일찍 강판되면 롱릴리버를 써야 하는데, 한 번 나선 롱릴리버는 2~3일 동안 휴식이 필요하다. 한 경기에 가용할 수 없는 투수가 3명이나 생길 때도 있었다"며 개막 초반 당면한 난제를 짚었다. 그래서 임찬규와 이민호 그리고 함덕주가 빨리 정상 궤도에 올라야 한다.
타선도 개막 초반 집단 슬럼프에 빠졌다. LG는 두산과의 지난 주말 3연전에서 3경기 연속 1득점에 그쳤다. 20일 KIA전에서도 상대 선발 투수 애런 브룩스에게는 1득점에 그쳤다. 이 경기에서는 병살타만 4개를 기록했다. 개막 14경기 팀 안타(104개)는 리그 9위다. 타격감이 좋은 타자는 리드오프 홍창기뿐이다.
타격감 회복은 시간이 보약이다. LG는 '타격 기계' 김현수, 지난해 홈런 2위(38개) 로베르토 라모스가 있다. 사령탑 류지현 감독은 "이제는 타자들의 도움으로 승리하는 경기가 많아지기를 기대한다. 잘할 수 있을 것이다"라며 야수진의 선전을 바랐다.
LG는 21일 KIA전에서 7안타로 7득점을 기록하며 모처럼 마운드를 지원했다. 2번 타자로 전진 배치된 이형종이 홈런을 때려냈고, 라모스도 10일 SSG전 이후 9경기 만에 홈런을 때려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