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승컵을 13년 기다려 온 토트넘이 또 좌절했다. 프로 커리어 첫 우승컵을 놓친 손흥민은 눈물을 쏟았다.
토트넘은 26일(한국시간) 웸블리 스타디움에서 열린 맨체스터 시티(맨시티)와의 2020~21시즌 잉글랜드 리그컵(카라바오컵) 결승전에서 0-1 패배했다.
경시 시작과 동시에 쏟아지는 맨시티의 공격에 압도당했다. 최근 부진했던 라힘 스털링이 자신감을 되찾은 듯 보였고 최상의 컨디션을 자랑한다는 리야드 마레즈와 필 포든의 역할이 돋보였다. 반대로 토트넘은 상대 진영을 파고드는데도 어려움을 겪었다.
계속되는 맨시티의 날카로운 공격에 골키퍼 위고 요리스가 가장 바빴다. 이날 요리스의 선방쇼는 대단했다. 맨시티의 21개의 슈팅에도 불구하고 후반 37분 아이메릭 라포르트에 내준 헤딩 결승골을 제외, 골문을 허용하지 않았다.
토트넘의 공격수들은 몸이 상당히 무거워 보였다. 토트넘은 주포 해리 케인이 선발 출전했지만 단 하나의 슈팅조차 이뤄내지 못했다.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득점 1위(21골)의 모습은 모습을 감췄다. 케인은 지난 17일 EPL 에버턴전에서 발목 부상을 입어 22일 사우샘프턴전을 결장했었다. 이날 역시 출전 여부가 불투명했지만 극적으로 90분 모두를 소화한 케인에게 돌아온 건 패배의 서러움이었다.
우승이 누구보다 간절했던 손흥민도 날카로운 모습을 보여주지 못했다. 맨시티가 62%의 공 점유율을 차지했고 사실상 토트넘은 수비에만 집중할 수밖에 없었다. 그러나 분명 기회는 있었다. 지난 22일 사우샘프턴과의 경기서 케인의 빈자리를 지우며 에이스 역할을 해냈던 손흥민이었지만 이날은 승리에 대한 압박감으로 결정적인 기회를 살리지 못하는 듯 보였다.
경기 종료 후 손흥민은 아쉬움의 눈물을 감출 수 없었다. 결승전을 앞두고 "결승전에 오르는 것만으로는 자랑스럽지 않다"며 “좋은 결과(우승)를 위해 끝까지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던 손흥민이었다.
맨시티는 강해도 너무 강했고, 리그컵 결승전을 일주일 앞두고 조제 무리뉴 감독이 경질됐던 토트넘은 강팀의 위력 앞에 무릎을 꿇었다. 앞선 3년 연속 리그컵 정상에 올랐던 펩 과르디올라 감독의 맨시티는 지는 법을 잊은 듯 보였고, 이날 승리로 4회(2017~18시즌, 2018~19시즌, 2019-20시즌, 2020-21시즌) 연속 리그컵 정상에 올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