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동열. 사진=연합뉴스 지난 4월 6일 SSG 랜더스의 언더핸드 투수 박종훈은 인천 SSG랜더스필드에서 열린 한화 이글스와의 정규시즌 경기에서 7이닝 2피안타(1홈런) 1볼넷 5삼진 1실점으로 역투했다. 시즌 첫 등판에서 승리를 올렸다. 이 승리로 한화전 16연승을 기록했다.
투수는 연승 기록을 통해 자신감을 얻는다. 하지만 당하는 팀 입장에서는 고역이다. 투수의 약점을 분석해도, 타순을 바꿔도 좀체 해결되지 않기 때문이다. 연패를 당하다 보니 심리적으로도 위축된다.
특정팀 상대 최다 연승 기록은 ‘국보 투수’ 선동열이 보유 중이다. 선동열은 롯데 자이언츠 상대로 1998년 8월 11일 사직 원정경기부터 1995년 9월 26일 광주 홈경기까지 무려 20연승을 기록했다. 다음 해 선동열이 일본프로야구로 진출한 뒤에 KBO리그로 복귀하지 않으면서 기록은 중단됐다. 선동열은 선발과 불펜을 오가면서 ‘9선발승+11구원승’을 거뒀다. 26년 동안 깨지지 않는 기록이다.
선동열은 롯데뿐만 아니라 여러 팀을 상대로 연승 기록을 다수 보유하고 있다. 그는 청보·태평양 상대로 14연승(1987년 8월 19일~1990년 5월9일), MBC·LG(1986년 7월13일~1990년 7월17일)와 삼성(1998년 6월26일~1991년 6월5일), OB(1989년 10월2일~1994년 5월17일)에 12연승을 거뒀다. 무려 5개 구단에게 10연승 이상을 기록한 것이다. 이 부문 역시 KBO 최다이다.
특정팀 상대로 10연승 이상 기록을 가장 많이 달성한 선수도 선동열이다. 그는 총 5개 팀(롯데, 청보·태평양, MBC·LG, 삼성, OB)을 상대해 10연승 이상을 기록했다. 선동열의 뒤를 이어 김상엽과 이상훈이 2개 팀을 상대로 10연승 이상을 기록했다. 김상엽은 롯데에 13연승(1990년 9월3일~1998월 7월24일), 해태에 11연승(1992년 8월6일~1996년 5월22일)을 거뒀다. 이상훈은 빙그레·한화에 11연승(1993년 5월8일~1997년 9월23일), 태평양/한화에도 11연승(1994년 8월27일~2003년 6월10일)을 기록했다.
특정 투수에게 연패를 가장 많이 당한 팀은 한화와 롯데다. 두 팀은 네 명의 투수에게 10연패 이상을 당했다. 한화는 빙그레 시절을 포함해 SSG 박종훈(16연승·2017년 4월16일~), NC 이재학(12연승·2015년 9월 17일~2020년 6월20일), LG 이상훈(11연승·1993년 5월8일~1997년 9월23일), 두산 유희관(11연승·2013년 5월19일~2017년 7월22일)에게 연승 희생양이 됐다. 롯데는 해태 선동열(20연승), 삼성 배영수(14연승), 김상엽(13연승), 전병호(12연승)에게 당했다.
가장 오랜 시간 동안 연승을 유지한 선수는 삼성 전병호다. 그는 1996년 9월 3일부터 2005년 7월 19일까지 3241일 동안 롯데에 12연승을 하며 패배하지 않았다. 반면에 같은 12연승이지만 해태 조계현의 연승 기간은 가장 짧았다. 그는 1993년 4월 11일부터 1995년 4월 25일까지 744일 동안 LG에 패배하지 않았다.
전병호 IS 포토 현재 대구 달서구 B리틀야구단 감독으로 활동하고 있는 전병호 전 코치는 “처음에는 특정 팀 상대로 연승을 기록하고 있는 것을 의식하지 않는다”며 “그래도 연승이 계속 이어지면 조금은 의식하게 된다. 그러면서 좋은 기억만 쌓이다 보니깐, 자신감이 많이 생기고 상대 팀도 위축되는 게 보인다”라고 말했다.